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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이 Dec 12. 2022

독서 습관

사소하지만 나에겐 중요한 두 가지

1. 책을 사용하기

아끼면 무엇이 된다, 는 말에 크게 공감하는 바. 나는 물건을 살 때면 “모셔두지 않고 사용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본다. 소유를 위해 숱한 소비를 해보았지만 물건은 사용하지 않아도 스스로 낡아감을 알게 되었다. 소중해서 가만 아껴두었는데 헌것으로 변해버리는 게 아까워서 그 후로부턴 “살 거면 사용하자”라고 마음을 먹었다. (그래서 나는 연필 뒤의 지우개도, 예쁜 스티커 세트도 마구마구 사용한다.)


간혹 책을 쫙쫙 펴서도 안되고, 밑줄을 긋거나 메모를 해서도 안되며, 햇빛에 닿아 색이 바래는 것도 안될 일이라는 사람을 보았다. 그것도 나름의 책사랑임을 당연히 이해하지만 나는 정반대의 행동으로 책을 사랑해주고 있다.


마음에 드는 페이지는 주저 없이 접기, 글을 읽다 떠오르는 생각은 책의 한 귀퉁이에 적어두기, 창가의 책장에서 햇빛을 받아 노래진 책의 정수리를 볼 때면 ‘너도 이 집에서 나와 함께 낡아가는구나’하고 조금 더 정이 들기. 접힌 페이지가 가득하고, 인덱스가 촘촘히 붙어있는, 군데군데 손으로 쓴 메모가 있는 빛바랜 책이 내가 가장 열심히 읽은 책이 되겠다.


2. 정해진 자리에서 정리된 마음으로 읽기

나는 다독가는 아니다. 매일 책을 읽거나 (거의 매일 읽기는 하지만) 외출 때마다 책을 챙겨 다니며 늘 책과 함께하지는 않는다.


주변에서도 인정하는 계획형 인간인 나는 ‘책 읽는 시간’도 하루 계획 중에 포함을 해둔다. ‘책 읽는 시간’이 계획에 없는 날엔 정말로 책을 웬만해선 읽지 않는다. 책을 읽는 자리도 보통은 정해져 있는데, 주로 거실 식탁, 책방 구석의 내 자리, 책을 꼭 가져가서 읽기로 마음먹은 카페, 손님이 없을 경우엔 가게 안쪽 스탠드 옆 자리이다. 책상 위는 어지러울 것 없이 내가 지금 읽을 책과 음료 한 잔, 밑줄을 그을 색연필과 메모용 펜만이 있는 게 좋다.


정갈하게 정리된 자리에서 ‘책 읽는 시간’에 읽는 책. 단 한 페이지를 읽어도 위의 것들을 따져가며 읽을 때가 온전히 책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다. 사소하지만 나에겐 중요한 두 가지 나의 독서 습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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