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을 살리는
너무나 ‘요즘애들’에 속하는 나. 초등학생 때부터 이미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시작했고 지금도 휴대폰, 태블릿, 블루투스 헤드셋, 노트북 등 갖출 건 다 갖추고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나는 웃기게도, 기계와 별로 친하지는 않다.
글을 쓰거나 메모를 남길 때에도 종이에 손으로 쓰는 걸 좋아하고, e book은 시도조차 해보지 않았다. 종이책을 손으로 넘기며 읽을 때에만 ‘독서’하는 기분을 느낀다. 집에 있을 때면 티비도 거의 안보는 사람, 나는 아날로그 인간이다.
차가운 모니터보단 내 온기를 옮길 수 있는 물건들을 직접 다루는 것을 좋아한다. 0과 1로 이루어진 데이터가 아닌 눈앞에 실재하는 것들. 직접 쓴 글씨, 종이책, 사용한 메모지와 일기장 같은 것들이 쌓여가는 게 좋다.
나무와 환경을 생각하면 종이책을 줄여야 한다는 얘기도 있지만 화장지와 물티슈를 아끼고 분리수거를 더 꼼꼼히 하는 것으로 종이책은 포기 안 해도 된다고 합리화하고 싶다. 어차피 책방을 하는 이상 종이책은 포기 불가한 항목이기는 하지만. 쉽게 쓰고 지울 수 있는 인터넷 세상 속 글들보다는 좀처럼 되돌리기 어려워 신중히 쓰인 채 세상에 나온 책 한 권이 소중하다.
나 같은 사람들이 아직 세상에 많이 남아있다고 믿고 있다. 작은 책방이 사라지지 않고 이어질 수 있도록 힘을 보태는 아날로그 인간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