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동화) 8장. 뒷이야기 2 - 크리스마스 아침

어린이와 어른이(어른아이들)에게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

by 은혜은

Chapter 8. 뒷이야기 2 - 크리스마스 아침



<안바다네 집>


눈이 번쩍 떠졌어.

‘크리스마스!’

생각과 동시에 고개를 돌렸더니 침대 바로 옆에 놓인 선물이 보여. 선물 크기를 보니, 받고 싶었던 월드컵공인구인 것 같아. 월드컵 기간 내내 그 공이 갖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었거든. 벌떡 일어나 선물을 뜯었지.


“역시! 축구공!”


그런데 누가 가져다 놨지?

분명 사진을 찍으려고 했는데, 그대로 잠이 들어 버렸어.

결국 증거를 남기지 못했네. 하지만 누가 줬는지 알 것 같아. 잠들어서 보진 못했지만 아마도 부모님이 주셨을 거야. 어떻게 아냐고? 저 포장지가 우리 집에 있다는 걸 알고 있거든. 엄마는 그 사실을 모르겠지만.

하지만 선물은 항상 좋아. 날 위해 몰래 준비하신 엄마, 아빠의 마음이 느껴지잖아. 그래서 크리스마스는 늘 즐겁지. 그런데 왠지 모르게 아쉬운 이 마음은 뭘까?


‘믿음이도 증거를 가져오지 못하겠지?'


내가 내기에 이긴 것 같은데, 져도 좋았을 것 같은 이 마음.

믿음이는 알까?

오늘따라 이상하게 가슴이 간질간질 해. 가슴에 몽글몽글 싹이 날 것 같은 느낌이라면 사람들이 이해하려나?

너무 이상해서 티셔츠를 들추고 꼼꼼히 살펴봤지만 아무것도 없어. 하지만 자꾸 손으로 가슴을 문질러보게 되는 걸. 밤사이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믿음이네 집>


“엄마!!!”


크리스마스 아침이 비명에 가까운 고함으로 시작됐어. 방문을 벌컥 열고 나온 믿음이 품에는 포장도 뜯지 않은 선물이 안겨 있어. 그리고 한 손에는 너무 소중해서, 미처 꽉 쥐지도 못하고 엄지와 검지로 조심스럽게 잡고 있는 사진 한 장이 부들부들 떨리는 손에 들려있었지.


“엄마, 엄마. 이 사진 좀 보세요. 세상에. 이럴 수가!”


너무 흥분해서 말이 잘 안 나오나 봐. 침을 한번 꼴깍 삼키더니 다시 말했어.


“산타예요. 산타 할아버지가 오셨다고요! 사진도 남겨놨어요. 내가 잠든 사이에, 부탁도 못했는데 다 알고서 사진을 찍어 놓고 가셨다고요!”


정신없이 빠르게 말을 쏟아낸 믿음이가 발을 동동 구르며 어쩔 줄 몰라하고 있어. 머리도 마구 흔들면서 말이야. 기분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라 답답한 가봐. 그러다가 딱 멈추고선 말했지.


“이럴 줄 알았어요. 오실 줄 알았다고요. 엄마 말이 맞았어요. 짜릿해요. 기분 최고야!”


믿음이는 세상 다 얻은 것처럼 환하게 웃었어. 종일 구름 위를 둥둥 떠다니는 것처럼 행복해했지.

히죽거리다가 배시시 웃고, 감동한 것처럼 눈물이 그렁그렁 했다가 또 푸하하 웃고.

자석처럼 발에 착 붙는 슈퍼 축구공을 쓰다듬고, 보듬어 안고, 발로 툭툭 차보고, 산타 사진이랑 눈 맞추고.

그렇게 산타의 존재를 온몸으로 느꼈대.


그리고 그날 저녁, 믿음이가 방 안으로 들어갔어. 쪼그리고 앉아서 절로 흔들리는 엉덩이를 들썩이며 사진을 챙겨 넣고 있지. 깨끗한 종이로 한번 감싸고 그걸 다시 단단한 파일에 끼워서 구겨지지 않게 조심조심 다뤘어.

‘빨리 내일이 돼라. 학교 가고 싶어. 산타가 있다는 걸 모두에게 보여 줄 거야!’


그렇게 가방에 사진을 고이 모셔두고 뿌듯한 표정으로 한참을 바라보다가 방을 나섰어.

그 마음을 알았을까? 깜깜해진 방 안, 사진을 넣어 둔 가방이 환히 빛나기 시작했어. 그 환한 빛 건너편에서 산타가 손을 흔들고 있어. 따뜻한 불빛이 타오르는 아늑한 오두막에서 기쁜 듯이 껄껄 웃고 계셨지.

그리고 믿음이 마음까지 울리도록 응원을 보냈어.


‘모든 일은 믿는 대로 이루어진단다!’




<산타가 너희 집에만 찾아가는 이유> 끝.






믿음이와 안바다. 그리고 산타의 이야기가 끝이 났습니다.

모든 분들께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믿는 대로 이루어지는 마법'이 펼쳐지길 바라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Merry Christ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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