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견훤에게.
요즘 역사의 재미를 알아가는 아이들과 함께 후백제를 건국한 견훤 편을 시청 중이다.
토 : "토룡(지렁이)의 아들이래!"
다소 황당하고(건국설화가 대부분 그렇긴 하지만!) 초라하기까지 한 탄생설화에 아이들이 배꼽을 잡고 웃는다.
룡 : "용들이 들으면 화내는 거 아냐? 너무 만들어 낸 티가 나네."
연신 웃음을 흘리는 아이들을 보며 내심 동감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한 나라를 건국하고 역사에 이름을 남겼을 정도면 그런 탄생설화와 무관하게 분명 대단한 인물이었을 텐데.
의 : 의심 많을(?) 대중들에게 '토룡의 아들'이 되면서까지 증명하고 싶었던 건, 스스로의 평범함을 약점이라고 생각한 본인 마음속 '작은 견훤'이 튀어나왔기 때문 아닐까.
아 : 아, 왕은 정말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군!
(알에서 나오는 건 기본이요, 하다 못해 지렁이까지.)
들 : 들쑥날쑥, 마음속에 '작은 은혜은'이 시도 때도 없이 튀어나오는 요즘의 내게도 하나쯤 있으면 좋을 것 같기도 하다. 왕들처럼 남들에게 내보일 그럴싸하게 포장된 내가.
가끔 정말 필요할 때만 꺼내어 쓰는 비장의 무기처럼 가지고 있으면 마음이 좀 편안해질지도.
토룡의 아들 견훤 씨!
'작은 은혜은'이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