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sns를 하십니까? 저는 이제까지 헤비 sns러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꾸준히 sns를 이용해왔습니다. 돌아보면 굉장히 어렸을 때부터였던 것 같아요. sns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줄임말이죠. 어린시절 이용해온 sns의 역사와 그 속에서 결국 내가 즐겼던 것이 무엇인지 가볍게 풀어보려고 합니다.
싸이월드
싸이월드도 sns라 해야겠지요? 제 첫 sns는 싸이월드였습니다. 유행에 좀 뒤쳐져서 남들보다는 좀 늦게 시작했어요. 초등학교 5,6학년때였던거같아요. 도토리로 거래되는 시장에서 돈 없는 어린이는 뭘 꾸미기가 어려웠고, 엄마를 졸라 겨우겨우 배경음악을 하나 설정해뒀어요. 빅뱅-하루하루를 사려고 했는데 실수로 윤미래-하루하루를 사버렸어요. 왜곡된 기억일 수도 있습니다만 덕분에 윤미래-하루하루를 알게되었죠. 꽤 좋은 노래더라구요. 좋아하는 친구의 싸이월드에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의 싸이월드’ 링크를 클릭했더니 제 싸이월드가 뜨는걸 보고 혼자 엄청 두근댔었던 기억이 납니다. 조금 지나서 그 링크는 누가 클릭하든 자기 싸이월드가 뜨는 링크겠거니 알아차렸지만, 그 순간엔 엄청 설레발치며 좋아했어요. 하지만 방꾸미기도 잘 못하겠고 제 싸이월드는 어딘가 초라해서 금방 흥미를 잃었습니다.
카카오스토리
중학교 2학년 말부터 스물스물 썼습니다. 스마트폰을 갖고 있는 아이들이 조금씩 늘었습니다. 그 사이에서 카카오톡 어플 사용이 슬금슬금 늘어갔죠. 처음엔 카카오톡-이라 했을 때 왜인지 코코넛이 더 연상이 되어서 저건 뭐하는 어플인가.. 생소해했던 느낌이 기억납니다. 하지만 카카오톡은 부지불식 간에 퍼져 일상이 되었고, 저도 저도 모르는사이 카카오톡에 익숙해졌습니다. 그 사이 카카오스토리라는, 카카오톡과 연동되는 sns어플이 생겨났습니다. 이후 사용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비슷한 UI였던거같아요. 괜히 잘 나온 셀카같은걸 올리고 댓글을 기다렸습니다. 어떤 날은 혼자 이런 저런 셀카를 정말 많이 찍었었어요. 그 중에서 정말 잘 나온 사진이 있었죠. 얼굴이 대빵만하게 나온 사진이었는데, 힘 준 눈에 쌍커풀이 생겨 평소보다 이목구비가 뚜렷하게 나왔었습니다. 이 사진을 카카오스토리에 올렸더니 타임라인에 핸드폰 화면이 꽉차게 제 얼굴 사진이 올라가는거 아니겠어요? 뭔가 민망해서 조금 있다가 내렸는데 그 사이에 사진을 보고 어떤 친구가 ‘이거 뭐냐ㅋㅋ’ 댓글을 달았었죠. 올리질 말던가 내리질 말지! 올려놓고 눈치보다가 내리고도 그 사이에 그걸 본 사람이 있네! 민망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네요. 카카오스토리는, 기숙사 고등학교에 올라가면서 중학교 친구들과의 소통수단이 잠시 되어주었다가, 페이스북으로 넘어가면서 사그라졌습니다.
페이스북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나니 웬걸 다들 페이스북을 하더라고요. 저희 학교는 기숙사 학교인데다가 핸드폰 사용이 금지되어있었습니다. 학교 밖 친구와 소통하기 위해선 컴퓨터실 이용할 때 페이스북으로 페메를 하는 수밖에 없었죠. 연애도 금지인 학교라 남녀가 붙어있기만 해도 교장선생님께서 돌아다니시며 꿀밤을 때리시고 교장실로 부르셨었습니다.(이건 진짜에요!) 그래서 연애하는 친구들은 페이스북이 필수였습니다. 야자 쉬는시간에야 포스트잇으로 쪽지 주고, 편지 주고받고 한다지만 낮시간동안의 소통은 컴퓨터실에서 페메하는 정도밖에 없었거든요. 저는 그때 좋아하는 선배가 있었는데요, 선배에게 편지를 쓰며(편지쓰는 문화가 당연한 학교였습니다) 페이스북이 없는것 같다고 물어봤었죠. 그랬더니 얼마 안있다가 선배가 페이스북을 만들었는지 친추가 왔어요! 그것만으로 ‘내 편지를 읽고 만든건가?’하며 기분 좋아했습니다. 두살 많았던 선배는 먼저 졸업하고 사관학교로 들어가버려 연락이 끊겼습니다. 그러다가 어느날 페이스북에 초록불이라도 뜨면 뭐야 뭐야!? 하며 혹시 페메가 올까 기다렸고, 그럼에도 오지 않으면 아쉬워했었죠. 그러다가 메세지 창에 떠있는 ‘잘 지내?’ 그 페메에 얼마나 두근댔던지! 이때까지만 해도 sns는 소통 수단이라는 역할 그 자체를 해냈던 것 같아요
인스타그램
나는 언제부터 인스타그램을 했던가. 대학교 초반만 해도 유행을 휩쓸리지 않겠다며 하지 않다가, 호기심에 계정을 만들었는데 중간 휴식기 1년정도 제외하고 거의 7년째 사용중입니다. 인스타그램이 삶의 많은 모습을 바꾸었습니다. 특히 ‘사진 찍기’를 필두로 하는 문화를 만든 것 같습니다. 주객이 좀 바뀐 것 같아요. 예쁜 프로필 사진, 피드에 올릴만한 감성이 담긴 여행 사진, 행복한 연애중임을 뽐낼 수 있는 사진. 부러움 담긴 시선을 즐기기 위해서, 예쁜 카페에 가고, 여행에 가서도 눈에 담기보다 카메라에 담고, 행복함이 가득 드러나는 표정을 일부러 짓고 자연스러움을 연기하며 행복 순간들을 순간 포착한 것처럼 사진에 남깁니다. 기록용이라고 하지만 전 솔직히 기록의도만 100%라고 하긴 어려운것같습니다. 정말 기록의도만 있었다면 계정은 비공개에 아무도 팔로우하지 않고 혼자 일기장 쓰듯 썼겠죠. 하지만 제 피드를 통일감 있게 꾸며내고 싶은 욕심도 있고, 누군가 이 계정을 찾아와 봐줬으면 하는 마음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자랑하고 싶은 마음까진 드러내고싶지 않아서, 누군가의 타임라인엔 안떴으면 하는 마음도 있어요. 그냥 내 계정에 소소하게 올리고, 굳이굳이 내 계정을 염탐하러 들어온 누군가에게만 행복을 뽐내고 싶죠. 본말이 전도되면 안된다는걸 알면서도 혹시 인스타에 올리게 될지도 모르는 사진을 위해 사진을 얼마나 찍어대는지! 그런데 포기가 잘 안됩니다 그 한장이… 게다가 제 삶의 베스트만 올려놓은 피드를 보고있노라면 스스로도 흐뭇해서 업로드를 멈출 수가 없습니다..
네이버 블로그
소셜 네트워크의 기능을 가지고 있으니 sns라고 할 수 있겠죠. 지금 글을 올리는 플랫폼도 블로그입니다. 블로그는 타 sns와 다르게 비교적 폐쇄적인 공간입니다. 새로고침 할 때마다 피드가 새로 뜨거나, 알 수도 있는 누군가를 추천해주지 않습니다. 내가 이웃으로 추가한 소수만 연결되어 그 안에서 견고히 밀도 높은 삶의 모습이 오고갑니다. (물론 블로그 사용 용도에 따라 다르겠죠!) 저같은 경우는 블로그엔 희노애락의 일상을 솔직하게 올리려고 하는 편입니다. 인스타그램엔 ‘이것 저것 경험하며 삶을 주도적으로 즐기는 나’를 뽐냅니다. 내가 보고 느끼고 경험한바를 다채롭게 올려 내가 경험하고 즐기는 삶이 굉장히 풍부한 것처럼 말이에요. 블로그엔 비교적 어둡고 부족한 나도 가감없이 드러냅니다. 아무래도 이런 글을 올려도 다 수용하고 이해해줄 것 같은 이들만이 이웃이기 때문입니다. 글을 올릴때 그들의 반응을 기대하긴 합니다. 내 글에 대한 반응이기 때문에 일차적으로 즐겁기 때문인데 또 다른 재미도 있습니다. 이웃마다 반응하는 포인트가 다르다는 점이죠. 주간로그를 올리기 때문에 한 게시글에 다양한 일상이 한꺼번에 올라가는데요, 보통 비밀댓글로 반응을 올리기 때문에 제 이웃간 서로는 무슨 내용을 썼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다 보이잖아요? 그럼 그들이 반응하는 포인트가 정말 제각기입니다. 어떤 친구는 업무의 어려움에 공감하고 응원해주고, 어떤 친구는 연상되는 추억을 적어주기도 합니다. 이 자리를 빌어 여러분의 관심에 감사합니다. 소소한 그 반응을 먹으며 글을 써요.
글쓰기 모임 주제 중 ‘시선’에 대해 쓰려고 시작한 글이었습니다. ‘시선’하면 sns가 자동으로 연상되었죠. 타인의 시선을 가장 의식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글을 쓰다보니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sns를 이용했던건, 인스타그램을 이용하는 비교적 최근이었던 것 같아요. 그 전에도 sns를 꾸준히 사용했지만, 그 전에는 비교적 ‘소통’이라는 sns의 본 목적에 걸맞게 사용했구나-를 쓰면서 느꼈습니다. 내가 느꼈던 즐거움운 나에 대한 반응과 부러워하는 시선보다는 관심과 연결감에 가까웠구나. 특히 페이스북 시절때요! 연결감에 중독된 사회인듯합니다. 얼마전 스페인에서 대규모 정전이 일어나 통신망까지 두절됐다고 합니다. 내가 이를 겪었다고 생각하니 참 공포스럽습니다. 내가 대면하지 않는 이들의 모든 걸 알 수 없게 된다는 점이요. 잘 지내는지, 괜찮게 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통로가 사라진다니요. 하지만 이전까지만 해도 연결되지 않고도 삶을 잘 살아냈었어요. 난 너무 여기에 중독되었구나. 언젠가 날잡고 디지털 디톡스를 해봐야겠다. 그런 생각을 하며 글을 마무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