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만나는 글쓰기
< '일'의 사전적 의미 >
무엇을 이루거나 적절한 대가를 받기 위하여
어떤 장소에서 일정한 시간 동안
몸이나 머리를 쓰는 활동. 또는 그 활동의 대상.
(인간의 신체적·정신적 활동) work;
(임무) duty, ta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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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사원증 목걸이 걸고 직장에 나가야지만
'일'을 하고 세상에 어떤 '노릇'을 하고 '일조'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세상도 바뀌었고 내 상황도 바뀌었다
세상은 사전적 의미와 다르게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도 일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으며
나는 직장도 안 다니고 아이도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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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직장을 다니지 않고 전업주부가 된 나는
일을 하지 않는 것일까?
이 일이라는 게 참 애매하다
일단 주부로써 하는 일들로는
식사준비, 설거지, 빨래, 개키기, 청소 등이 있고
엄마로서 하는 일들로는
밥 먹이기, 등하원하기, 놀아주기, 씻기기, 재우기 등이 있다
예전에는 이 일들이 무급이고 무의미한 일이라고
등한시되어 온 사회적 분위기였는데
지금은 밀키트, 가사노동 도움 서비스,
아이 돌봄 서비스, 영유아 방문놀이 서비스 등
주부이자 엄마로서 하는 일들을 일정 비용 지불하고
다른 사람의 손을 빌려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이 일이 어느 정도 비용적 가치가 있는 일인가에 대해
가늠해 볼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엄마로서 주는 사랑과 애정의 가치는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무한할 것이다)
그 외에도 가족생활 전반을 위해 구상하고 정보 얻고
계획을 짜는 등의 좀 더 거시적인 부분은
사실 사회적으로도 거의 간과되어 있었는데
이제는 이걸 기획노동이라고 부르며
가치를 인정받아가는 분위기이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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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나는 소소하게 sns도 운영하면서
체험단을 통해 작게는 식사부터 크게는 아이 전집까지
비용을 세이브하고 고료를 받기도 하는데
위에서 다뤘던 '일'에 대한 사전적 의미에서
이야기하는 대가를 받는 일이긴 하다
그런데 이 대가가 그 대가가 맞는 걸까?
마음속으로는 아이 문센이나 몬테소리 등
한 달 교육비 번다는 생각으로
애써 위로하고 있긴 하지만 참 소액이다
심지어 친정 엄마 또한 그거 해서 200 버냐고 묻는데
스스로 한없이 작아지게 되는 내 작은 노동의 대가이다
이래서 소일거리라는 말이 있나도 싶다
친정엄마 이야기 하는 것을 보니 어디서 일 좀 한다고 하려면
월 200은 벌어야 하는 것인가 이게 그 기준인가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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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여기에 추가로,
당장은 수익이 없지만 언젠가 잘되겠지 라는 마음으로
그림이나 글을 쓰는 행위 같은 것은 일일까?
보통 그림이나 글쓰기 한다고 하면
취미 삼아한다고들 하는데 이것은 취미인가 일인가?
혹은 수익이 없기에 자신감 또한 없기 때문에
취미로 가장한 소일거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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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인 상황으로 종합해 보면
결국 온전한 일로 인정받기에는 수익
그것도 좀 체면치레할만하려면
월 200 수준의 수익이 발생하는 정도여야
일로 봐주는 것인가?
그럼 부동산이나 배당금으로
월 200을 버는 것은 어떻게 되는가?
또 그건 일한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일로 봐주고 온전한 일로 인정받아야 한다니.
일한다는 것을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은 것일까?
스스로가 인정할 수는 없나?
자의든 타의든 안팎으로 인정할만한 일이라는 것은
어떤 생산적인 노동을 함으로써 어느 정도 수익을 내는 것?
개인적으로는 들이는 업무 시간 × 최저시급 수준으로
벌면 어떤가 싶은데 2025년 최저시급은 1만 원이라고 한다
나는 과연 그 정도 수익을 내는 일을 하고 있을까?
첫 질문부터 생각이 많아지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