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하는 PPT, 제안서, 보고서, PT 시리즈
이 글은 모바일 Daum의 [직장IN] - [직장인 스펙업]에 "고객 배려를 통해 PPT성공 확률을 높여라"라는 제목으로 게재됐습니다. 더욱더 여러분들에게 도움되는 글로 보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쁜 PPT 템플릿, PPT 디자인, 아이콘을 사용하여,
월화수목금금금... 주말을 반납하고 밤새 작성한 제안서나 보고자료...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번번히 프로젝트 수주에 실패하거나 상사에게 지적 당한다면, 다음과 같이 자조섞인 말을 내뱉을 수도 있겠다.
이러려고 PPT를 만들었나 자괴감 들고 괴로워...
지난 주 떠들석했던 유행어로 표현했지만, 실제 당사자는 심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름대로 심혈을 기울여 작성했는데 번번히 거절당한다면, 오늘의 주제를 잘 생각해 보길 바란다.
오늘은 제안서나 보고서 작성 시 가끔씩 저지르는 실수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실수"라기보다는 "아쉬운"부분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겠다.
필자가 현재 기업의 IT관리자로 있다보니, 제안서나 서비스/제품 소개서를 많이 접하게 되는데, 해당 PPT내용을 보면 종종 아쉬운 실수들이 눈에 띈다.
현 직장으로 이직하기 전, 10년 이상 시스템 통합(SI) Project Manager와 컨설팅을 했던 필자는 늘 하던 작업이 PPT로 제안서나 보고서를 만들고 발표하는 일이었는데, 파워포인트가 몸에 배서 그런지 실수들이 잘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나보다.
일전에 한 업체의 새로운 제품을 소개받는 자리가 있었다.
간략하게 회사소개를 들은 후, 본격적으로 새로운 제품에 대해 설명을 듣는데, 해당 PPT 슬라이드의 내용이 온통 외계어(해당 분야의 각종 전문용어/약어)로 가득했다. 물론 PPT를 보면서 영업사원이 차근차근 설명을 이어갔지만, 설명하는 영업사원 조차 외계어를 섞어 설명하니 이해가 난해했다.
결국 여러차례 질문과 답변을 정리해 가면서 필자가 다시 그림을 그리고 설명을 해본 후 해당 제품을 이해할 수 있었다. 해당 업체를 돌려보낸 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전에 저 영업사원이 나를 몇번 만나면서 내 전문분야가 뭔지, 우리회사에 필요한 부분이 뭔지는 이미 파악했을 텐데... 그냥 회사에서 작성한 표준 제품소개서를 Targeting하지 않고 그대로 들고 왔구나... 나에게 맞춰 자료를 준비했으면 좋았을 텐데...'
기업 고객인 나로서는 당시 바쁜 일정 가운데 낸 자리라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솔직히는 시간을 낭비했다는 느낌)이 먼저 들었고, 그 회사에 대해서도 그닥 호감이 가지 않았다. 오히려 해당 제품이 필요하게 된다면 다른 업체의 설명을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더 굳어졌다.
제안서(혹은 보고서)를 작성할 때 가장 먼저 할 일은 파워포인트를 실행하는 것이 아니다.
먼저 이 제안서의 목표가 무엇인지 정해야 한다. 즉, 이 제안을 발표한 후에 상대방(이하 고객)으로 하여금 어떠한 행동을 취하게 할 것인지를 정해야 한다.
고객에 대한 Targeting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아무리 화려하고 논리적인 자료라 할지라도 고객이 이해하기 어려운 자료로 만들어지거나, 반대로 너무 수준이 낮게 작성되어 제안발표 내내 따분한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이는 고객이 당신의 제안을 선택하는데,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좋은 Targeting이란,
1. 고객의 전문분야와 그 수준을 사전에 파악하여 그 수준에 맞춰 작성한다.
2. 고객의 직무와 직위에 따라 내용을 달리 준비한다.
- 실무 담당자가 필요한 내용과 팀장, 또는 임원이 필요한 내용과 관심사가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 당연히 고객이 누구냐에 따라 제안서의 내용은 달라질 수 있다.
3. (조금 더 욕심을 낸다면) 위의 수준을 고려한 후 고객의 예상을 뛰어 넘는 자료가 좋다.
- 고객 수준에서 예상할 수 있는 내용을 뛰어 넘는 자료는 고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
4. 제안발표의 경우, 참석하는 고객의 부서를 알면 좋다.
- IT에서만 참석하는 경우도 있지만, 업무부서에서 참석하는 경우도 있다.
- Targeting이 제대로 되지 않아 IT얘기만 한다면, 업무부서 고객은 당신에게 점수를 주지 않을 것인다.
- 이럴 때는 업무적인 측면으로 먼저 설명하고 이를 어떻게 IT적으로 뒷받침할지 설명하면 좋다.
지금까지 제안서나 보고서 등 자료 작성 시 고객 Targeting에 대해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 영업현장에는 매번 고객 Targeting 할 여력이 없는 경우가 많다.
특히 특수한 분야의 경우, 일반 고객이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는데, 이를 대비해서 제품소개서를 수준별로 준비하는 것도 좋다.
Targeting을 다른 말로 바꾸면 고객에 대한 배려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제안서를 검토할 고객을 배려한다는 마음으로 자료를 작성한다면, 분명 그 전에 작성했던 자료보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