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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시퀸 이지 Jun 06. 2024

[질병 해방] 10년에서 수십 년 더 젊고 건강하게

만성질환과 노화는 늦추고 막고 되돌릴 수 있다

그동안 메일을 여러차례 받았다. 책 리뷰 부탁 메일들. 내 일정과 맞지 않아 거의 받지 않았다. 길 가다 건네 준 전단지에는 더 가지 않는 심보도 있었다. 부키 출판사 홍보팀에서 보낸 메일은 뭔가 달랐다. 게다가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주제였다. 염치 없이 책은 지난 달에 일찌감치 받았다.


자체 판단컨대 다른 일정으로 인해 리뷰가 늦을 줄 알았다. 쌍벽을 이루는 <내면소통> 벽돌책도 다 읽지 못했으니 말이다. 헌데 전문서적을 소설책처럼 읽느라, 밑줄 치고 음미 하느라 리뷰가 늦었다. 할 말이 너무 많아 할 말을 잃게 만든 책이다. '부탁'이 아니라 '선물'을 받은 셈이다. 레이다에 걸려들었다면 바로구매 했을 법했다. 임자 만났다.


유튜브나 뉴스에서 책소개를 보았다. 노화, 장수, 건강 키워드에 으레 따라 붙는 '사전예방'. 질병 대응으로서의 의학3.0을 언급했다. 운동, 수면, 영양적 습관은 삶의 일부인 데다 몸 관련 책을 여기 저기 접해 뻔한 얘기 아닌가 싶었다. 식상할까봐, 가르치는 느낌일까봐 책장 열기를 주저했다. 두께까지 거들었다. 호기심 욕구로 목차를 재설정했다.


해를 넘기며 신경 쓰이게 하는 만성 통증. 직면 과제라 먼저 훑었다. 그동안 겪었던 부상, 그 이유도 궁금했다. 원인과 결과, 방향성에 공감했다. 과거 돌려보기 시간 같았다. 한 발 서기를 눈 감고 10초이상 하는 사람은 상당한 수준이라는 둥, 50세 이상은 한 다리로 지탱하는 균형 능력이 악력과 마찬가지로 장수 상관 관계라는 둥...'  노화를 말할 때 안전성, 즉 밸런스는 다들 말하는 부분 아닌가, 했다가 읽다 보니 어느새 따라 하고 있는 나, 주변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나를 발견했다. 

내가 이렇게 낙서해 놓은 줄을 일주일 만에 재회


영양 파트에서는 하도 말도 많고 탈도 많도 음식, 시시비비가 많지만 분명한 건 나이들수록 신경쓸 게 '단백질'이란다. 그러고 보니 주변에서 흔히 듣는 말이 "아, 당이 땡긴다"이지 "아 닭이 땡긴다, 콩이 땡긴다"는 덜 들어본 것 같다(난 어제 콩이 하도 당겨 콩집을 찾아 나섰지만). 


운동 소개와 움직임 방향성에선 "내 말이"를 얼마나 외치고 공감 박수를 쳤는지 모른다. 나이 들수록 신경쓸 근력운동. 쥐는 힘 -> 당기는 힘 -> 편심성 수축 -> 엉덩이 접기(힌지) 네 가지를 챙기라 했다. 악력은 다른 근력과 연결 되고 팔로 당기는 건 수렵 채집 시절처럼 '운반의 힘'을 의미한다고 했다. 병뚜껑 하나 제대로 따야 삶의 질은 물론 수명도 는다고. 관절을 접고 풀 때 천천히 늘리는 편심성, 이완성 수축은 나 역시 강조하는 부분이다. 힌지는 엉덩이, 햄스트링, 무릎이 나이들어 우리 몸을 제어하고 안정적으로 이끄는 열쇠라 중요하다. 골감소증과 골밀도 검사까지 챙기니 읽을수록 팔이 안으로 굽을 수밖에.     



한 챕터 읽어 보고는 호기심 불은 급속도로 번졌다. 목차를 고르고 자시고 없이 처음으로 돌아갔다. 의사라기보단 그저 작가라는 생각만 들었다. 알기 쉽게 설명하는 걸 넘어 실제 있었던 사례를 다음 장면이 궁금해 못 참게 했다. 사람들은 옆집에 뭔 일 난 거에 무척 궁금해 한다. 그와 달리 주변에 관심이 별로 없는 나인데 저자가 만난 사례와 연구에 경험의 알을 여러번 깼다. 다음 편이 궁금해 전부를 읽고 말았다. 


아니나 다를까. 저자는 외과의사였지만 응급실에서 어처구니 없는 죽음을 보고는 의사로서의 괴리감에 뛰쳐 나가 맥킨지에서도 일했다. 뛰어난 수학자, 공학자이기도 하다. 권투와 격투기를 하기도. 옆길로 새고는 다시 의사가 되었지만 외과수술이 아닌 '건강 장수'라는 세계적 권위자로서 컴백한다. 노화와 밀접한 질병을 부제목으로 달았듯이 당뇨, 암, 치매, 심장병을 에세이처럼 스토리를 엮어 병리적으로 잘 풀어냈다(심장병 챕터의 가족력과 소인 이야기에 나 역시 심장검사를 받아 볼까 한다). 


그럼에도 가장 클라이맥스는 마지막 챕터인 '정서 건강 챙기기'였다.


'정신'과 '정서'는 엄연히 다름을, 정서가 노화에 미치는 영향을 본인 사례로 솔직하게 털어낸 것에 잔상이 서렸다. 보호시설을 두 차례나 들어가면서 치료 받은 이야기. 어릴적 트라우마와 분노, 불안, 강박증으로 나타났던 성인 시절. 자신을 알고 수용하면서 정서적 솔루션을 제공해 준다. 나도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서적 중독 외에도 저자 피터 아티아는 50년간의 의자생활에서 은퇴하고 나니 끔찍한 몰골과 신체 능력, 극도의 쇠약, 끊임없는 통증이 함께 했다고 했다. 나 역시 통증이 나타날 때 정서가 온전치 못하다. 그야말로 질병 해방 되고픈 절심함이 깃든다. 저자가 제시한 정서적 방법도 언젠가 테스트 해 볼 참이다.          


치실까지 선물로 준 데는 다 이유가 있을 터. 평소 치실을 이용하지만 '치매'를 염두하지는 않았다. 인용하고 싶은 내용이 많지만 치실 받은 김에 관련 문구로 마무리 한다. 이로써 치매 해방 되는 건가.


전신 염증을 줄임을로써 아마 알츠하이머병 위험도 줄일 법한 또 다른 놀라운 개입이 있다. 바로 '칫솔질과 치실 사용'이다. 구강 건강, 특히 잇몸 조직의 상태가 전반적인 건강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연구자들은 특히 흔한 잇몸질환을 일으키는  P.진지발리스라는 병원균이 IL-6 같은 염증 표지자 수치를 대폭 증가시킨다는 것을 발견했다. 

질병해방, 피터 아티아, 빌 기퍼드, 부키출판사, 341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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