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약 하면 돈만 쌓이는 게 아니다
6개월 간 슬기로운 휴직 생활을 마쳤다. 2월부로 직장인 컴백 하며 지출이 늘었다. 주된 지출은 경조사비, 선물, 간식비. 나의 사치가 아닌 누군가를 위한 지출이라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백수에서 워킹맘 씀씀이로 껑충 뛰어서는 안 되기에 지난 시간을 되돌아 보았다.
1. 옷은 더러워질 때까지 매일 같은 옷을 입었다.
뭘 입을지 생각 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과 에너지, 세탁기 운용비와 세탁비가 절감 되었다. 드라이크리닝 옷은 손세탁 했다.
2. 마트 갈 땐 쇼핑카트를 이용 하지 않았다.
옆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목표 물건만 집어 들었고 양손이면 충분했다. 3개 이상일 땐 바구니를 이용했다. 팔이 무거워 더 담지 않도록.
3. 책은 사지 않고 도서관을 이용 했다.
꼭 보고 싶은 신간은 볼펜과 수첩을 들고 대형 서점에 가서 읽었다. 재독 하지 않을 책은 중고서점에 들고 가 팔았다.
4. 휴대폰 요금제를 변경했다
기기 할부는 수수료를 생각해 일시불로 남은 금액 일괄 처리 했다.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50% 낮은 요금제로 바꿨다. 공공 와이파이를 최대한 이용 했다.
5. 버스 서 너 정류장 거리는 걸어 다녔다.
도서관 하나만 예로 들어도 버스 대신 30~40분을 걸어, 1,450원 × 2(왕복) × 16일(주4회 4주) × 6개월 = 278,400원을 절감 했다.
6. 커피 등 음료는 거의 사서 마시지 않았다.
6개월 중 다섯 손가락 꼽을 정도. 도서관 내 레몬차(2000원) 3회 이용. 스타벅스에서 아이들 핫쵸코 마실 때도(독서모임 때도) 내 음료는 주문하지 않았다. 커피를 마셨다면 4,500원 × 365 = 1,642,500원 비용이고 10년이면 1천만원 이상 소요 된다.
7. 포인트는 1원까지 모아 알뜰히 지출 했다.
GS 포인트, 이마트 포인트, KT 포인트는 마트나 음식점에서 사용 했다. 신한 포인트는 걸음수, OX퀴즈, AB퀴즈 매일 출석과 체크카드 사용으로 매월 1만 여원 통장으로 입금.
KT 포인트는 가맹점 10% 할인 외에도 달달혜택으로 '샐러디' 3500원 할인, 생일케익 7천원 할인 등을 이용했다. '캐시워크' 포인트로는 1만원 캐시딜 상품권 교환.
8. 외식은 할인 시간대나 가성비를 따졌다.
저녁 6시 전후 AK백화점에서 고급 샐러드를 4팩에 1만원에 사서 2팩씩 나눠 먹었다.
이마트에 오전 10시, 오후 5시 방문해 할인 샐러드를 다른 종류로 사서 먹었다.
특별한 날엔 도서관 구내식당에서 7천 원짜리 생선까스를 밥 대신 생성 한 덩어리, 국 대신 양배추를 별도로 더 받았다. 6천 원짜리 백반은 두부, 시금치, 조기 등 양껏 영양을 챙겨 먹었다.
내가 좋아하는 닭가슴살 통밀 샌드위치가 먹고 싶을 땐 할인을 노렸다.
※ 원주에서는 이마트 노브랜드 할인 시간에 5천 원의 행복을 누렸다. 샐러드 2,986원 + 닭가슴살 1,980원 = 4,966원이다. 편의점에서는 샐러드 4천원대, 닭가슴살 4,500원 하는 물건인데.
9. 전기 충전도 공공 서비스를 활용 했다.
노트북, 휴대폰, 스마트워치 충전은 도서관 열람실을 이용했다. 광역버스 이동시에는 버스 안에서 충전 하기도 했다.
월요일 시립도서관 휴관일에 커피숍 대신 네이버 도서관을 이용하기도 했다(공사중이라 1층 테이블에서 철판 깔고 책을 읽었다).
10. 응모 문자는 무조건 달려 들었다.
당첨이 되겠거니 생각 하면 된다. 커피가 탐나서가 아니라 카페에 앉을 수 있는 기회라서 적극적이다. 식사까지 해결할 수도 있다.
심지어 신문 기사 정정해 책까지 선물 받았다(아래 사진 외 통증 책 한 권 더 받음)
11. 설 명절 선물은 생일 때 회사(노동조합)에서 받은 상품권과 신한카드 VIP 상품권을 활용했다.
12. 실손보험을 연금(IRP)으로 돌렸다.
지인 권유로 원금 비보장 생명보험을 해지하고 IRP 계좌에 9백만 원 입금해 연말정산 환급 예정이다. 실손보험은 몸, 정신, 마음으로 들기로.
13. 자존심 줄이고 솔직함 높여 무료 혜택
아토피 스킨, 로션, 비누 10만원 상당을 선물 받았다. 술은 입에 대질 않았다. 담배도 절감 비용을 계산 하려고 영인이와 정이에게 한 갑에 얼마냐고 물었더니 둘 다 모른다.
14. 가계부를 매일 쓰고 지출을 줄여 저축을 늘렸다. 적금 2개, 예금 1개, 펀드 2개 생성.
보도섀퍼는 20대에 파산 후 하루 5천 원으로 절박하게 살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지독하다" 소리를 들을 정도로 살라 했다. 한 끼 5천 원은 해 볼 만 한데 한 끼만 먹는 건 무리다.
중요한 건 절약 하면 쌓이는 게 돈 만이 아니란 사실이다. 절제는 자신감을 낳았다. 인생의 중요한 무기는 자신감이다. 2월부터 온전한 월급으로 살게 됐다. 그렇다고 허리띠 풀어헤치진 말자.
감사하게도 지난 주엔 이사님이 이번 주는 전 부서 실장님이 밥을 사 주신단다. 세상에 빚을 참 많이 졌다. 무형, 유형으로 갚아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