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의 일생
- 교사의 일생 -
혼잣말이 부쩍 늘었습니다.
중얼거림의 수준을 넘었습니다.
상대는 없지만, 뭔가를 이야기하는 나를 보고 스스로 놀라는 일이 잦습니다.
지금껏 없던 일입니다.
물론 혼잣말이 나쁜 건 아닙니다.
하지만 뭔가가 이상합니다.
때로는 비속어가 섞인 큰소리도 나옵니다.
그럴 때면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자리를 피합니다.
이젠 마스크 대신 손으로 입을 가립니다.
아니 가린다기보다는 입을 틀어막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소용없을 때가 많습니다.
마음 저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소리는 도저히 어찌할 수가 없습니다.
비록 완성된 음절은 아니지만, 그 어떤 단어나 문장보다 더 깊은숨을 가진 탄성들!
그동안 때론 타이르고, 때론 억눌러야 했던 소리들!
미안하게도 지금도 짓누를 수밖에 없는 그 감정들!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했던 그 소리들의 절규를 이제는 더 이상 막을 수 없습니다.
세상 제일 싫은 말이 "그래도"입니다.
비겁하게도, 오늘도, 지금도, 매 시간마다 외칩니다.
'그래도, 속 소리를 절대 토해서는 안 된다!'
왜 그토록 쌓아두고 살아야 했는지?
도대체 왜, 무엇을 위하여 그토록 스스로에게만 잔인하도록 처절했는지?
몸과 마음이 내 것이 아닌지는 오래입니다.
내 것이 아닌 게 또 있습니다.
잠입니다.
잠이 든다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지만, 지금은 그 차원이 다릅니다.
잠이 달아난 시간을 혼잣말이 채웁니다.
늘 같은 시간입니다, 03시 05분!
혼잣소리를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은 바다와 나란히 누운 나를 보고서부터입니다.
바다와 수평을 이룬 나를 파도는 인정사정없이 몰아세웠습니다. 그럴수록 소리는 커졌지만, 그 어떤 말도 알아들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들리는 것은 무조건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지금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이젠 그림자로 살아야 합니다.
아니 어느 순간부터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그림자가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합니다.
그 생각을 파도가 산산조각 냅니다.
그림자는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더럽게 지워지는 것을 지켜보기만 해야 합니다.
어떻게든 막아보려 하지만 그림자는 그림자일뿐입니다.
차라리 혼잣말이라도 할 수 있는 지금, 스스로 그 길을 지우고 싶지만 생각한 대로 안 되는 것이 세상이라는 걸 이번에 또다시 확인합니다.
교사의 일생이라는 패러디 노랫가사가 혼잣소리로 흘러나옵니다.
"참을 수가 없도록 이 가슴이 아파도
교사이기 때문에 말 한마디 못하고 /
헤아릴 수 없는 설움 혼자 지닌 채
고달픈 인생길을 허덕이면서 아~ 참아야 한다기에
눈물로 보냅니다 교사의 일생 (.......)"
참 산다는 것이 죽기보다 힘든 지금, 혼잣말로라도 그림자를 지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