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말의 탄생
- 꽃말의 탄생 -
길과 발이 만나지 못하는
시간이 늘었다, 길 앞에서
발이 자주 주저했다
산이 내준 길 초입에서
그것이 무엇이든
가리지 않기로 했지만
길이 자꾸 기울어졌다
꽃에 앉은 바람은 먼저
기울어진 건 길이 아니라
이름을 부르지 못하는
마음임을 알고 있었다
수다스럽던 마음이 다시
말을 외면하려 할 때 누군가
꽃잎인지조차 알 수 없는
작은 꽃잎을 맞이어 쓴
편지를 내밀었다,
바람이 노랗게 읽었다
저는 재쑥이에요!
꽃말 없이도 살아요!
마음의 은혜로 살아요!
앎이 마음에서 외면을 걷어냈다
길과 발이 합을 맞추어
꽃말을 찾기 시작했다
바람이 노란 휘파람 위에
재쑥의 마지막 말을 올렸다
산이 메아리로 꽃말을 노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