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밖 어른

영화 '원더'의 염광을

by 이주형

어린이날 밖 어른!

- 영화 '원더'의 영광을 -


"세상의 큰 가치는 우연히 얻어지는 경우가 더 많다."


나름 신조로 생각하는 말 중 하나다.

여기서 '우연히'란 힘을, 욕심을, 고집을 뺀 자연 상태를 말한다. 너무 힘이 들어가면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칠 때가 더 허다하다.


비가 오는 어린이날, 우연히 돌린 채널에서 인생 영화를 발견한 것도 우연의 힘이었다.


세찬 비와 거센 바람에 빼앗긴 어린이날!

세상 많은 어린이의 슬픔이 비에 씻긴 짙은 녹음보다 더 푸를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어린이날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이 나라의 모든 기념일이 그러하듯 어린이날 또한 본질에서 많이 벗어났다.


* 살기에도 바쁜 세상 부모의 등골을 빼는 어린이날


* 빈익빈 부익부 행사 어린이 마음을 멍들게 하는 어린이날


물론 검소하게, 행복하게 어린이날을 보내는 가정도 많겠지만, 내 주변에는 어린이날 때문에 땅이 꺼져라 한 숨만 쏟아내는 젊은 가정이 더 많다.


세상 모든 자녀는 물론 부모, 특히 학부모에게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영화가 있다. 한 번으로 부족해서 돈 주고 사서까지 한 번 더 본 영화 '원더(Wonder)'다.


주인공 '어기'의 말에 나는 대성통곡했다.


"엄마 고마워요!"

"뭐가?"

"학교에 보내줘서요!"


영화를 보는 내내 든 생각이

마치 대사인 양 입에서 쉴 새 없이 나왔다.


"멋있다."


주인공도 주인공이지만

모든 배우들이,

아이들도

선생님도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 사는 문화를 만들고

의 언덕이 되어주는

교장선생님!


배우들과 그들이 하는 모든 이야기는 감동 그 이상의 절대선(絕對善)이었다.. 그들이 만든 건 단순 스토리가 아니라 '문화였다. 내가 감동한 것 역시 이 '문화'였다.

그들이 정말 부러웠던 것도,

나와 함께 한 모든 학생에게 죄스러울 정도로 미안한 것도 역시 이 '문화'였다.


만약 영화 '원더'의 이야기가 우리, 나라 학교를 배경으로 했다면 영화 내용이 어떻게 바뀌었을까 생각한 것 자체가 끔찍한 사건이었다.

분명 우리였다면 "학폭" 그 이상의 참사가 학교에서 일어났을 것이다.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영화에서는 달랐다. 누군가는 영화니까 그렇지 하고 비아냥거릴 수도 있다. 하지만 영화 또한 현실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영화가 제작된 그 나라에서는 영화가 만들어질 정도로 영화 이야기의 토대, 즉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영화에는 우리가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문화가 있다.


* 성숙한 부모 문화

* 눈물 나게 부러운 학교 문화


이 두 문화를 만들고 발전시키는 것은 어른이다.

영화 속 집과 학교에는 아이들에게 길이 되는 어른들이 나온다.

당연한 말이지만 아이들에게 길을 제시해 준 어른은 집에서는 부모였고, 학교에서는 선생님, 특히 교장 선생님이었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몸으로 보여주는 길을 보고 나와 너와 우리를 위한 길을 찾았다. 그것이 눈물 나게 멋있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특히 학교에는 그런 어른이 없다, 그것도 거의. 그것이 너무 피눈물 나게 죄스러웠다.


영화에서 아역 배우가 말한다.


"학교는 거지 같으니까!"


하지만 그들은 거지 같은 학교를 행복과 희망의 공간으로 만든다, 영화 속 어른들의 도움으로.


어린이날도, 어버이날도 중요하지만, 매일이 모두가 행복하면 우리는 굳이 이런 기념일을 만들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런 희망으로 어른다운 어른들의 말을 옮긴다.


● 담임 선생님 말씀

"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그것이 항상 우리가 스스로에게 해야 할 질문이란다."


('어떤 사람, 가치 있는 삶'을 생각하게 하는 선생님에게 배운 학생과 "무조건 시험공부나 하라."는 말만 하는 교사에게 배운 학생은 달라도 분명 다를 것이다.)


● 어머니의 말씀

“얼굴은 우리가 갈 길을 보여주는 지도이자, 우리가 지나온 길을 보여주는 지도야 ”


(강요도, 훈계도 아닌 아이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생각거리를 제시하는 어머니의 사랑과 지혜가 넘치는 말을 는 아이와 매일 똑같은 잔소리만 듣는 내 아이가 다른 이유를 알았다. 아이에게 미안했다.)


■ 교장선생님의 말씀

“ 어기의 외모는 바꿀 수 없는 것이에요. 그러니 우리의 시선을 바꿔야죠.”


"위대함은 강함에 있는 것이 아니라 힘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것에 있습니다.

정말 위대한 사람은 자신만의 것으로 많은 사람을 감동시키는 힘을 지닌 사람입니다."


(형식적인 훈화, 아니면 그것마저도 필요없다고 생각 하는 이 나라 교장님. 일만 있으면 규칙과 원칙만 따지는 보신주의 교장님. 말과 행동이 별개인 교장님. 리고 진지하게 학교 문화를 고민하는 교장님. 그들이 이 영화를 마음으로 꼭 보기를 기도한다.)


어느 시인이 말했다.


"이 나라는 한 세대가 완전히 멸종하지 않고는 희망이 없다."


마이너스 출산율, 인구 절벽, 지역 소멸 등 나라 존재 자체가 위협받는 절망적인 상황이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은 불과 최근의 일이다. 그 이유는 우리가 너무도 잘 아는 고치고, 바꾸고, 버려야 하는 구습들이 세대 간으로 빠르게, 또 더 변질되어 대물림되기 때문이다.


다시 이 나라에 희망가가 울려 퍼지기 위해서는 시인의 말처럼 분명 한 세대는 티끌 하나 남기지 않고 완전히 사라져야 한다.


그럴 때라야만이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그나마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고, 또 사람 사는 정이 되살아나는 그런 행복이 다시 움트는 세상이 될 것이다.


아이의 행복이 부모의 행복이고, 가정의 행복이 지역 사회의 행복이 될 때 그 나라도 행복의 나라가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느 세대의 용단이 필하다.


아이들을 잘못된 색으로 오염시키는 것은 원죄보다 더 큰 죄는 것을 우리는 분명히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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