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14) 사막의 시간

사막은 말이 없다

by 이주형

사막의 시간


사막의 이별 공식을

함께 길을 건너던 무리의 그림자에서

떨어진 야크에게서 본다


거리에 대한 미련을 내려놓은 야크에게

초원은 가라고 남으라고 재촉하지 않았다


서로 눈 한 번 바라는 보는 것으로 충분했다

두고 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시간을 놓을 숨을 주는 것이라는 것을


스스로 앉은 적인 없는 야크 그림자가

처음으로 스스로 앉을 수 있는 시간을

허락하는 5월 몽골 사막


천천히 지나온 공간을 접는 야크를 향해

무릎 꿇는 초원의 바람은

무리를 떠나보내는 야크의 숨소리


흐르는 시간의 결에 자신을 맞추는 야크가

5월 사막의 숨 안으로 서서히 몸을 일으킨다

거친 모래바람에 휘감겼던 야크의 숨이 잦아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