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16) 잎은 아프다

꽃 마중 (이별 시 4)

by 이주형

잎은 아프다

- 꽃 마중 -

다시 오시겠다는

언제 꼭 다시 오시겠다는

빈 약속 않으셨기에

꽃 피면 꽃 핀대로

꽃 지면 꽃 진대로

혼자 제멋대로 생각해요

이 꽃 피면 오실 거라

저 꽃 피면 꼭 오실 거라


하지만 꽃 져도 상관없어요

제멋대로인 생각은 또

제멋대로 생각해요

이 꽃 지면 오실 거라

저 꽃 다 지기 전에 속히 오실 거라

잎 나고 열매 떨어지기 전엔 꼭 오실 거라

눈꽃 필 땐 그 환한 웃음 웃으시며

함박눈으로 반드시 오실 거라


그런데 혹여 아셔요

잎 진 자리에 새순이 돋았어요

꽃 멀미가 걱정이지만

멀미 때문에 조금 늦으실 거라 생각하며,

꽃 마중 나가지 않아도

꽃은 피고 지는 것처럼

꽃비 맞으며,

손 흔들며,

그렇게 그 자리에서 나무가 되어요


꽃 핀다고

꽃 진다고

아무 말씀 않으셨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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