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양말 에세이

어머니 숨

by 이주형

양말 에세이

어머니 숨


언 길과 함께 발을

동동거려 본 사람은 안다


길을 향해 추락하는 일이

다반사인 발과 길 사이의

밀당을 온전히 받아낸 건

시간을 꿰어 만든 양말의

긴장감이라는 걸


길과 발 사이에 그림자가

끼어본 사람은 안다


산다는 건 여름 겨울 상관없이

길과 시간의 눈치를 보며

양말 짝을 잃지 않기 위해

올 풀린 그림자를 부둥켜안고

동동거리는 것이라는 걸


봄 가을 구름을 덜어낸 하늘도

달래지 못하는 시퍼런 발로

동동거려 본 사람은 안다


달도 꽁꽁 언 밤

뭉툭한 손 끝으로

참다 참다 터져버린

양말의 구멍 난 마음을 달래는


손톱 까만 어머니를

늘 동동거리게 한 건

꿈의 문장을 잃은 길도,

실밥 뜯긴 시간도 아닌


늘 양말 짝도 모른다고

타박하던, 그래서 한 여름에도

목 긴 장화를 벗지 못하게

나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