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말 에세이
어머니 숨
언 길과 함께 발을
동동거려 본 사람은 안다
길을 향해 추락하는 일이
다반사인 발과 길 사이의
밀당을 온전히 받아낸 건
시간을 꿰어 만든 양말의
긴장감이라는 걸
길과 발 사이에 그림자가
끼어본 사람은 안다
산다는 건 여름 겨울 상관없이
길과 시간의 눈치를 보며
양말 짝을 잃지 않기 위해
올 풀린 그림자를 부둥켜안고
동동거리는 것이라는 걸
봄 가을 구름을 덜어낸 하늘도
달래지 못하는 시퍼런 발로
동동거려 본 사람은 안다
달도 꽁꽁 언 밤
뭉툭한 손 끝으로
참다 참다 터져버린
양말의 구멍 난 마음을 달래는
손톱 까만 어머니를
늘 동동거리게 한 건
꿈의 문장을 잃은 길도,
실밥 뜯긴 시간도 아닌
늘 양말 짝도 모른다고
타박하던, 그래서 한 여름에도
목 긴 장화를 벗지 못하게 한
나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