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스승의 날 헌정 시

허상수 교장 선생님께

by 이주형

스승의 날 헌정 시

허상수 교장 선생님께


교실 앞 공터에 화단을 만듭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거름이 되어

화단 전체에 뿌려지고

아이들은 저마다의

우주와 같은 꿈을 심습니다


누구는 교사의 꿈을

누구는 구 생태학자의 꿈을

누구는 유엔 사무총장의 꿈을

또 누구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꿈을


나는 아이들 옆에서

그들이 심은 꿈의 씨앗을

그 옛날 내 스승님께서

해주셨던 것처럼 고운 흙으로

포근히 덮어주었습니다


그때 한 아이가 “선생님”하며

내 손 위에 자기의 손을 포개어

흙을 덮었습니다


그 소리가 하도 따뜻하여

바라본 그 아이의 눈 속에서

나는 나의 선생님을 보았습니다.

폭풍우 치던 날이 일상이었던 고등학교,

아무 이유도 찾을 수 없었던,

시간마다 상처 아닌 시간이 없었던 시절,

그때 내 삶의 선장님이 되어 주신

나의 선생님


화단 만들기가 끝날 무렵

우주 같은 내 아이들 위로 고운 햇살이

무지개로 온실을 만들 주었습니다.

나는 아이들과 함께 오랫동안

마음 한 구석에 저장해두었던

번호를 눌렀습니다


짧은 통화음, 그리고 이어지는

너무도 따뜻한 소리


“여보세요”

“선생님”

“그래 주형이구나”

“……”


나는 아이들의 머리만

쓰다듬을 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