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녀치마 재단사
- 백두대간 수목원 -
4월을 건너는
봄비가 백두대간
수목원에 새
주소를 냅니다
자연로 생명길 희망번지
그곳에 가면
녹색치마 길게
드리우고 마냥 오실
누구를 위해
등대 마냥 꽃대를
꼿꼿이 세우고
태양을 기르는
소명자와 인사를
나눌 수 있습니다
세상 인정 아무리
가물어도 물 길을
잊은 적 없는 계곡의
단단한 믿음에
생명의 숨을 심으며
지켜온 시간
봄 소나무 마른
그림자만 건너던
다리 아래로 하늘
소식 전하는 물의
합창이 정겹습니다
꽃보다 잎에게
이름을 내어준
소명자에게서
태양을 기르는
꽃잎 이야기를
듣습니다
구름이 흐르는
계곡에 꽃 색을 풀어
시간을 마중하는
그에게서 눈물로
재단한 치마끈 물고
안녕을 말하던
당신을 봅니다
메마른 내 시간의
골짜기에도 당신의
숨이 흐릅니다
그 숨을 따라
희망번지에 처음
마음으로 새 소망
둥지를 짓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