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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주형 May 21. 2024

(시) 바람의 밀도

희망 정원 학교

    바람의 밀도 

 - 희망 정원 학교-


바람은 어설픈

위로를 모른다

단지 들을 뿐이다


바람이 모습을 달리하는 건

들음의 밀도가 다르기 때문


정원을 돌고 온 바람에겐

땅의 심장 소리가


바다를 건너온 바람에겐

파도의 숨소리가 들린다


나를 훑고 지나간 바람에겐

어떤 소리가 들리는지

바람 앞에서 귀를

열어보지만 바람은

빈 쉼표 남기고

나를 건넌다


잎을 지운 자작나무

더 앙상한 한숨소리에

뒤를 돌아보던 바람이

바다를 슬쩍 흘린다

발걸음이 파도를 탄다


파도와 마주한 바람이

다시 정원을 흘린다

빈 쉼표에 바람이 심은

꽃말이 이야기 래를

풀기 시작한다


이름을 바꾼 바람이

방향을 바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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