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타령
- 그곳에 가면 -
가뭄에 뿌리를
드러낸 다리를
봅니다
물은 다리의 존재
이유였습니다
그가 그랬듯이
다리가 있다는 건
건너야 할 것이 있다는 것
믿음을 엮어 이룬 다리는
그것이 없어져도
그 자리를 지킵니다
물이 많다고
물이 적다고
물살이 세다고
물살이 약하다고
다리는 아무 말 않고
늘 그 자리입니다
변한 건
누구에게 등 한 번
내준 적 없는
백 년도 못살면서
호들갑스럽게
영원 타령만 하는
사람뿐입니다
무너진 다리를 끌고
가뭄을 건너는
다리를 건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