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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주형 Jun 18. 2024

나무와중학교

"스밈 교육 - 같이 할래!"

  나무와중학교 

"스밈 교육 - 같이 할래~"


 "같이 할래~"

 

 너무 맑은 소리에 귀를 의심했습니다!

 잘못 들었다고 생각했습니다.


 3월부터 학교에 다양한 정원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많은 학교에서 국가 교육 정책 중 하나인 생태교육을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교육부, 교육청 등도 다양한 정책을 만들어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구 기후 위기 시대에 참으로 바람직한 현상입니다. 하지만 그 실효성에 관해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의 교육 환경에서 얼마나 가능할지 의문입니다.

 

학교 공간 혁신에 관해 오래전부터 많은 생각과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교실 숲"입니다. 교실을 숲으로 만드는 프로젝트였습니다. 자연의 생명력을 잃고 사막화되어 가는 교실에서는 역시 교육도, 학생도, 교사도 모두 인공적으로 변하였습니다. 그 결과는 모두 잘 아실 것입니다.


 그래서 교실을 자연 공간으로 만들어 그곳에 머무는 모든 이가 자연의 생명력을 회복하기를 바랐습니다. 성과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결과를 보지 못하고 학교를 옮겼습니다.

 

 교육에 있어 제일 중요한 것은 환경입니다. 분명 환경은 사람을 만듭니다. 불신의 환경 속에 있는 사람은 모두 불신에 물드는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아무도 믿지 못하는 사회만큼 아픈 곳은 없을 것입니다. 당연히 그곳에는 미래도 없습니다.


 좋은 교육 환경이란 좋은 교육 시설만을 의미하는 것 결코 아닙니다. 자연을 느끼고, 자연을 배우고, 저절로 자연을 닮는 환경, 그래서 자연의 가치를 실현하는 사람이 되는 환경, 그런 환경이 좋은 교육 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환경에서는 절대 억지로 뭔가를 하지 않아도 됩니다. 저절로 자연의 생명력이 스며들기 때문입니다. 그런 교육을 저는 "스밈 교육"이라고 합니다.


 그 스밈 교육의 결과를 저는 나무와중학교에서 경험하고 있습니다.

 

 제가 조성하고 있는 멸종 위기 식물 보존 학교 정원 건너편에 1학년 학생들이 자신들도 자신들의 멸종 위기 보존 학년 정원을 만들고 싶다고 하여 허락하였습니다. 학생들은 쉬는 시간마다 그곳에서 돌을 고르고, 풀을 뽑고, 주변을 정리하였습니다. 그 누가 시키지 않아도 학생들은 스스로 열심히 하였습니다. 학생들의 노력으로 불모지가 생명이 자라는 공간으로 거듭났습니다. 학생들은 필요한 것이 있을 때마다 저에게 와서 이것저것을 요청하였습니다. 저는 즐겁게 학생들이 원하는 것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며칠 째 1학년 학생들의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고 있는 3학년 학생의 모습을 저는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선뜻 다가가지 못하는 3학년 1학년들이 즐겁게 초대한 것입니다.


 "같이 할래!"


"그래, 내가 뭐 하면 돼?"


멸종 위기 식물보다 서로를 아끼고 위하는 학생들이 멸종되어 가는 것이 더 슬픈 오늘날!


불러주고, 그것에 응답하는 학생들의 모습은 멸종 위기 식물보다 우리가 더 지켜야 할 대상이라는 것을 저는 확실히 알았습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가꾸고 지키는 멸종 위기 식물 보존 학년 정원이 이 나라 교육에 새 희망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그래서 저도 외칩니다.


 "같이 하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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