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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주형 Jun 22. 2024

(시) 멍든 아침

낯선 날들 4

  멍든 아침

   낯선 날들 4


새벽 소리 죽여

가슴 쳐본 사람은 안다

사람에 멍든 가슴은

새벽보다 더 지독하게

어둡다는 것을


새벽 소리 죽여

가슴 쳐본 사람은 안다

사람에 채한 가슴은

아무리 두드려도

내려가지 않음을


새벽 소리 죽여

가슴 쳐본 사람은 안다

가슴을 치게 하는 건

사랑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것을


새벽 소리 죽여

가슴 쳐본 사람은 안다

아침이 다가올수록

힘이 더 들어가는 것은

주먹이라는 것을

주먹도 멍든다는 것을


새벽 소리 죽여

가슴 쳐본 사람은 안다

아무리 아침이 와도

멍든 가슴엔 아침이

멀다는 것을


새벽 소리 죽여

가슴 쳐본 사람은 안다

그 가슴을 진정시킬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아침은 더디 오는 것이

아니라 아침 또한

멍든 새벽이라는 것을


새벽 소리 죽여

가슴 쳐본 사람은 안다

소리로 울지 못하는 이는

문 앞에 먼저 와 있는

아침에 눈 감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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