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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등뒤 철학

산수유 엽서

by 이주형

(시) 등뒤 철학

- 산수유 엽서 -


등뒤로 오는 것은

다 아름답다는 말을

2월 한파주의보로

둘러싸인 산에서

이해했습니다


설산을 내려온 바람이

격하게 앞에서 반기지만

그 반가움을 반가움으로

맞이할 수 없는 것은

혼자 시간이 만든

마음 가득한 한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림자를

길게 만들어 앞장 세우는

태양이 등 가득 나를

감싸고 있다는 것을

등줄기를 타고 내리는

땀줄기를 느끼고서야

알았습니다


그렇습니다

등뒤로 오는 것은

다 따스합니다


2월 등뒤로 나직이 피는

산수유가 그렇듯이

3월은 그렇게 2월

등을 덥히며 옵니다

그대 오시듯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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