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73) 지중해

동해, 이별 길에 들다

by 이주형

지중해

- 동해, 이별 길에 들다 -


갈매기가 시간 한 장을 물고

하늘을 날았다

시간이 뜯겨 나가는 소리를

파도가 삼켰다


렌즈는 수평선을 조준했지만

견우와 직녀는 오늘도 만나지 못했다

테이블 위엔 북극에서 온 얼음이

사각 유리잔 속에서

열대과일과 어울리지 못하고 녹아갔다


그가 떠난 8월 나는 경주 지중해에 있다

야자수 나무엔 각질만이 가득하고

바다에는 리모델링 안내판이 붙었다


길들이 바다를 떠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