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만트라
- 인류세 2 -
뿌리가 길을 다한
나무 앞에서 오래
고개 숙이던 바람이
나무 혼을 천도하며
진언으로 말한다
염치를 아느냐고
밟는 순간 더
지독히 밟힐 거라고
한(恨)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스미는 거라고
밟는 순간이 바로
그 순간이라고
한번 움직이기 시작한
업보의 굴레는 멈추는 일이
없을 거라고
짓밟힌 이들의 한 뚫린 마음을
일으켜 세우며 저만치
앞서가던 나무 혼이
고개를 심하게 끄덕인다
바람이 길을 잡았다
파렴치한들을 위한
굴레의 시간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