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바람 만트라

인류세 2

by 이주형

바람 만트라

- 인류세 2 -


뿌리가 길을 다한

나무 앞에서 오래

고개 숙이던 바람이


나무 혼을 천도하며

진언으로 말한다


염치를 아느냐고

밟는 순간 더

지독히 밟힐 거라고


한(恨)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스미는 거라고

밟는 순간이 바로

그 순간이라고


한번 움직이기 시작한

업보의 굴레는 멈추는 일이

없을 거라고


짓밟힌 이들의 한 뚫린 마음을

일으켜 세우며 저만치

앞서가던 나무 혼이

고개를 심하게 끄덕인다


바람이 길을 잡았다

파렴치한들을 위한

굴레의 시간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