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매질

프로메테우스 불

by 이주형

매질

- 프로메테우스 불 -


강풍특보가 맵차던 날

산과 산 사이 바람길에

그림처럼 걸린 매를

보았습니다


매의 방패막이는

바람이었습니다


등지는 바람이 아닌

맞서는 바람


매는 산을 옮기는 바람을

등지고 싶은 마음을

바람과 맞섬으로

막아냈습니다


매는 바람 앞에서

미동도 하지 않았습니다

스스로를 매질하며 자신의

간을 바람에게 내주며

매는 바람이 되었습니다

바람도 매가 되었습니다


그 바람이 세상과

등지려는 나를, 내어줄

심장 하나 없는 나를

자꾸 돌려세웁니다


그 바람이 자꾸자꾸

되돌아서려는 그림자를

쪼고 쫍니다


그림자에 구멍이 생기고

그곳으로 별이 길을

내려합니다


매가 있던 바람길에

그림자가 그림처럼 걸리는

꿈이 나에게 오려나

봅니다, 산수유를 건너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