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의 거짓말
- 하룻밤의 거짓말 -
멈췄다
베란다 창문을 건너
거실 창문까지 뒤흔들던
아이에게 시골에 계시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잠을
걱정하게 만들던 그 바람이
정말 하룻밤만에
거짓말처럼 멈췄다
아니, 지나갔다
새롭게 시작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듯이 그 바람이
세상을 휩쓸고 지나갔다
아니, 아니, 받아들였다
정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평온해도 너무 평온한 세상이
거부하지도, 부정하지도
밀어내지도, 비겁하지도
않게 그 바람을 모두 기쁘게
받아들였다
받아들임으로써
나무는 더 곧아졌고,
봄풀은 더 푸르러졌고,
바다는 더 잔잔해졌다
새벽을 뜬 눈으로 건넌 아이가
새벽도 오기 전에 전화기를 들었다
"할아버지 괜찮으세요?"
아이의 목소리에서
바다를 품은 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그 목소리에 지구가
괜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