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39) 바다는 그가 남긴 주름을 펴고

비인 바다에서 (이별)

by 이주형

바다는 그가 남김 주름을 펴고

- 비인*바다에서 -



잠이 덜 깬 바다와 마주 앉았다

누가 누구를 불렀는지

어젯밤 하늘을 깨는 소리로 서로를 찾던

바다는 아니었다

새벽 바다의 시간은 삽시간, 그 시간으로

지구의 모든 주름을 펴기라도 하듯

한도 끝도 없이 밀려오는 비인 바다

그 모습의 다른 말은 울컥이었다

그가 남기고 간 긴 시간의 주름을 펴려고

발버둥 칠 때 저 깊은 곳에서

북받쳐 오르던 그것, 바다,

그래, 그건 바다였다


지워도 지워도 지워지지 않는

그가 만든 여백,

그 주름진 여백을 바다는

다시 주름진 소리로 펴고 있었다


* 충청남도 서천군 비인면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