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47) 유리 인간
- 이별, 그 후 시간 -
유리 인간
- 이별, 그 후 시간 -
지워진 번호는 숫자에 불과했다
그도 이젠 지워진 숫자로 저장되었다
울리지 않는 휴대전화는 통신사 배만 불렸다
저장된 다른 번호들은 손가락을 춤추게 하지 못했다
간혹 스팸들이 죽어가는 감각을 건들뿐이었다
수신 거부된 말은 그에게로 향하는 세포들을
유리 조각으로 만들었다
수신 거부를 모르는 스팸 문자에도
나는 깨졌다
숫자는 실수를 몰랐다
그 후 한 번도 그는 울리지 않았다
실수로도 그를 지우지 못한 나만
울리지 않는 휴대전화 안에서
하루하루 길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