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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재소녀 Jan 14. 2020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직장생활 어느덧 5년 차, 만 4년을 향해 달려가는 2020년이 왔다. 가끔씩 회사 생활에 대한 성찰을 해보긴 했지만 한 번도 내가 왜 이 업계를 선택했고 이 업무를 계속하고 있는지 생각해본 적이 없다. 싫은 건 하지 못하는 내 성격 상 맞지 않았더라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을 텐데 어느새 10년의 반, 5년 차가 되었다. 대학교에서 보낸 시간보다도 회사에서 보낸 시간이 길어지는 이 시점에.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나는 왜 이 업계에 있는지를 적어본다.



업계가 좋다.


항공사라는 말만 들어도 설레던 때가 있었다. 학생 시절 항공사를 떠올리면 직장의 개념보다는 비행기와 공항이 먼저 생각났다. 비행기가 주가 되는 이 업계가 좋다. 비행기가 떠야 바다 건너 사람을 만나고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마주할 수 있다. 여행의 시작, 새로움의 시작을 만들어 주는 항공 산업이 좋다.


여행은 돌이켜보면 다 행복이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다. 힘들었던 여행일지라도 되돌아보면 여행의 끝에는 늘 배움이 있었다. 그래서 매일 여행을 꿈꾼다. 시간만 보내다 오는 소모성 여행이 아니라 무언가 배워오는 여행을. 찰나의 힘듦은 순간에 불과하다. 그래서 여전히 여행을 가능하게 해주는 항공사라는 단어가 설레고 좋다.



신입 사원 시절 만난 사람들이 좋다.


초두효과라고 하나, 직장 생활 초반의 좋은 기억이 아직까지 남아있다. 회사라는 공간 조차 어색하던 신입사원 시절 인복이 많았다. 그들이 이 업계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강하게 심어주었다. 지금은 나도 그들도 모두 뿔뿔이 흩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질량 보존의 법칙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모든 집단에는 나를 이유 없이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 이유 없이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신입사원 시절에는 그 법칙을 뛰어넘을 만큼 좋은 사람들이 참 많았다. 신기하게도 어렵기만 하다는 팀장님과 그 외의 상사들이 그랬다. 실수가 생겨도 보듬어주었고 더 많이 배워서 더 많이 자라나라고 응원해줬다. 일이 힘들어도 버틸 수 있었던 건 그들과의 좋은 관계 덕이었다. 지금도 그때의 행복했던 기억을 안고 회사 생활을 한다.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


산업의 역량을 평가하기에 아직 근무연수 짧은 사원이지만 최근에 이런 믿음이 생길 기회가 있었다. 직무 교육을 받으러 대학에 강의를 들으러 간 일이다. 이 업계가 더 발전하고 여러 방면으로 나아질 수 있도록 연구하고 고민하는 사람들을 봤다. 


지금까지는 회의를 가면 탁상공론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는데 그곳에서 진심으로 이 업계를 사랑하고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을 본 거다. 일주일의 교육 기간 동안 그런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에 충격도 받고 감동도 받았다. 한동안 사그라들었던 업계에 대한 애정이 한껏 상승했던 시간이었다. 





물론 신입사원 때의 싱그러웠던 마음과 지금의 마음은 다르다. 애정의 크기가 작아지기도 했고 사람에 대해 실망한 적도 있었다. 이상적으로 생각했던 부분을 현실에서 마주하니까 ‘대체 이건 뭐지?'라는 의문도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으로 비행기라는 교통수단과 여행에 대한 나의 관점은 변하지 않는다. 앞서 말했듯이 여행은 여전히 나를 설레게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활동은 필연적이다. 노동 소득으로 삶을 영위하는 입장에서, 내가 하는 일에 만족할 수 있다는 건 감사한 일이다. 안정적으로 경제생활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그 안에서 소소한 재미를 찾을 수 있음은 덤이다. 내가 몸담고 있는 업계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은 정말 중요하다. 관점에 따라 하루를 '버틸'수도 '보낼'수도 있다. 다행히 나는 감사한 마음으로 회사에서의 하루를 보내고 있다. 


나는 5년째 여전히 이 일을 하고 이 업계에 있다. 앞으로도 좋은 마음을 바탕으로 이 업계에 계속 머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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