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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pe Nov 28. 2024

시작

나의 시작을 믿어준 사람에 대해

어느 연예인의 인터뷰 영상을 봤다. 무슨 일을 결정할 때 주변 사람들에게 묻지 않는다고 했다. 누군가의 용기와 모험심, 새로운 도전에 대해서 들으면 대부분 위기감을 느낀다는 것. 그래서 좋은 말이 나오지 않는다고. 이 연예인의 주변 사람들이 참 유별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깊이 생각해 보게 된 인터뷰였다. 결국에는 주변 사람들의 의견에 너무 의지하지 말고, 시작을 결단한 나 자신을 더 강하게 믿어주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응원'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나의 시작을 믿어준다는 것은 곧 나를 응원해 주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가족부터 가까운 친구들, 동료 등 내 주변 사람들이 떠오른다. 그들이 알고 있는 나의 모습은 조금씩 다를 것이다.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도 기대와 인내로 바라봐주었을 사람들. 나도 그들에게 최고의 응원자가 되어주고 싶다.


이런저런 조건의 유익을 함께 헤아려주는 것도 좋지만, 일단 해보라는 조언들이 기억에 남는다. 일단 결정하기까지 수없이 고민했을 것이기에, 시작하면 앞만 보고 가야 한다. 멘털 관리 등의 사전 준비에 너무 공을 들이지 말아야겠다.


조언들은 대부분 쓰다. 그래서 마음 아프기도 하다. 하지만 길게 보려고 한다. 지금 아프면, 그 아픔만큼 더 독해지고 앞날에 당당하게 맞설 수 있을 것이기에.


또 다른 연예인의 인터뷰를 봤다. 프로 선수가 아닌 일반인으로 풀코스 마라톤을 완주한 그에게,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뛸 수 있었던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그 완주한 기쁨으로 며칠, 몇 주, 몇 달을 즐겁게 살아갈 수 있더라고 대답했다. 몇 시간의 고통이 이후 몇 달의 시간을 즐겁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짧은 여행이라도 그 시간을 추억하며 평생을 즐겁게 지낼 수 있는 것처럼.


사람들은 이익보다 손해에 민감하다. 그래서 손해보지 않으려 무단히 애를 쓴다. 나도 그렇다. 손해 보기 싫어서 시작을 망설일 때도 많다. 처음부터 제일 좋은 선택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인간은 그렇게 완벽한 존재가 아니다. 아쉬운 선택들로 후회가 밀려오더라도, 이미 해낸 선택들에서 최선의 결과를 내면 된다. 과거에 집착하게 만드는 후회는 빨리 벗어나야 한다.


내가 활약할 수 있는 일, 소위 '멋있어질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고 생각해 낙심한 적이 있다. 그러자 한 친구가 이런 말을 해줬다. "괜찮아, 너는 이미 멋지니까." 이 말이 참 위로가 됐다. '그래, 내 존재 자체가 멋지고. 누군가에게도 큰 힘이 되어줄 수 있지' 하면서. 너무 애쓰지 않기로 했다.


나는 이미 멋지고 좋은 사람이지만, 그 사실을 잊지 않도록 계속 응원해 주는 친구들이 참 많다. 그 방법도 친구들마다 다 다르지만 전해지는 메시지는 모두 똑같다. 나의 시작을 응원해 주는 것. 그들만의 최선의 표현이라고 믿으니 그저 감사하기만 하다.


무엇보다도 누군가의 기대에 부응하기보다, 나 자신을 위해 시작을 즐기고 싶다. 일단 해보자. 하기나 하자.


계단 끝에 무엇이 있을까. 일단 올라봐야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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