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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다 Sep 18. 2015

런던에서 스페인에서 캐나다로..

그렇다 처음에는 런던을 무척이나 가고 싶었다. 유럽은 로마와 알바니아(응?) 두 군데 밖에 가 보지 못해 아쉬웠는데 한 달 동안 둥둥과 아이들과 함께 골든아이에서 템즈강이 흐르는 런던의 야경을 바라보고 동네 마실을 느긋하게 할 수 있다니... 이건 너무 낭만적이었다. 본격적으로 런던행을 준비에 앞서 조언을 얻기 위해 런던에서 유학했던 지인을 만났다.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다.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만나자마자 들었다. 9월 말~10월 사이에는 영국 날씨가 좋지 않아 웬만하면 5~6월에 가는 게 좋다는 얘기였다. 하지만 올 해 꼭 가고 싶은 이유가 있었다. 내년이면 첫 째 소은이가 어린이집을 졸업하고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게 된다. 대안학교에 보낼 생각이 없다 보니 처음으로 제도권 교육에 발을 들여 놓게 되는데 그 전에 느긋하게 함께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었다. 그런데 5~6월에 가라니 그럴 수는 없었다. 날씨가 좋지 않아도 어차피 영국이란 나라가 사계절 해 뜨는 날이 별로 없으니 그냥 진행해도 되겠다 싶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인연이 닿지 않은 듯,  한 번 엇나가니 진행이 잘 안됐다.


그래! 스페인이야!


어떻게 스페인이 물망에 올랐는지는 모르겠다. 그냥 언젠가 스페인을 한 번 가 보면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부터 시작했던 것 같다. 스페인은 유럽의 휴양지로 불릴 만큼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가 많은 곳이었다. 서구 문명과 이슬람 문명이 공존, 기존 유럽과는 사뭇 다른 독특한 분위기를 뿜어 내는 것 또한 매력 중 하나였다. 게다가 지중해성 기후로 늘 날씨가 맑다니 금상첨화였다. 우리의 이번 여행 컨셉은  관광이라기보다는 느긋하게 일상을 살아가는데 초점을 맞추다 보니 번화한 곳 보다는 다소 한적한 곳에서 머물고 싶었다. 그래서 대도시 보다는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의 소도시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뭔가 술술 풀리는 기분이었다.


대부분의 시간을 보낼 '그라나다, 톨레도, 세비아, 론다' 등의 소도시의 숙소도 알아보고 지도도 찾아서 뽑아 놓고 갈 만한 곳을 표기도 하며 소소하지만 나름 즐거운 여행 준비를 시작했다. 더불어 4인이 타고 갈 비행기표를 알아보기 위해 입국, 출국날짜를 미리 둥둥과 얘기하고 '카타르, 아랍에밀레이트, 루프트한자, KLM, 러시아' 등 바르셀로나행 얼리버드 티켓이 나오는 대부분의 항공사의 메일링과 페이스북 페이지 가입을 하고 일정에 맞는 싼 비행기 표가 뜨길 기다리고 있었다. 미리 검색해 본 결과 2015년 봄에 출발하는 카타르항공 얼리버드 티켓이 대략 1인 80만원 초반대의 가격이어서 그 가격을 기준으로 3주간 매일매일 전체 항공사를 순례하며 체크를 했지만 우리가 원하는 가격대 비행기 표는 보이질 않았다.

에어캐나다 특가 항공편이 운명처럼 나타났다


인간계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결정은 합리적 과정을 통해 이뤄지는 것 같지만 의외로 많은 의사결정이 즉흥적으로 일어난다. 그렇다. 좀 황당하지만 75만원짜리 토론토 왕복 항공편을 보고 그대로 지나칠 수 없었다. 출발, 도착 일정 입력 후 검색해 보니 괜찮은 시간대 항공편이 매진돼 가고 있었다. 빠른 의사결정과 신속한 행동이 필요한 때였다. 과감히 한 달간을 준비해 온 스페인 자료를 내던진 채 뒤도 안보고 토론토행 비행기 표 4장을 결재했다.


다음 이야기> 캐나다 렌터카, 숙소 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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