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을 먹은 당신이 있다

꽃무릇

by 니체


내 안에 묵었다 간 너를 기억 못하고

붉은 그림자로 네 안을 서성이다

생인 듯 죽음인 듯 들숨과 날숨 사이

잠과 꿈 사이 별과 달 사이로


두근두근 빙의 든 너의 혼을 엎질러

천년을 내리내리 열렸다 닫히는 입

무어라 할까 보이지 않는 너의 마음

유령처럼 가혹한 암전을 무어라 할까


전생을 다 읽어도 짚이지 않는

울음 쟁쟁한 정수리에

술래같이 소경같이 눈을 봉한,

저 어둑한 말더듬이의 열병을 무어라 할까

마주할 수 없는 안과 밖을 갈마드는


빛인 듯 어둠인 듯

꽃인 듯 잎인 듯

울렁거리는, 저 소리

저 사랑의 복화술을

무어라고 말할까


- 벼락을 먹은 당신이 있다

<2016. 시와 소금>

작가의 이전글벼락을 먹은 당신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