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 표류기

곡비哭婢

by 니체

뒤란에 오동잎 지고

밤새 뀌뚜라미가 울었다

누군가 떠나간 자리

싸륵싸륵 키질한 어둠을 뒤쳐

우묵하니 그슬린 자국,

흐린 날빛에 기운 하늘 저켠

퉁퉁 눈이 부은 눈썹달 하나 누워

이가 시리도록 울음이 깊어진 한밤중

베겟잇이 젖었다

갓여문 조롱박에 이슬이 함초롬하다

윗목에 슬어놓고 간 척척한 소리의 씨들이

팥알처럼 붉다

ㅡ반달 표류기

<현대시학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