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밥

늪을 건너는 법

by 니체


건너갈까, 돌아서 갈까,

이쯤에서 나는 왜 깊어지는 걸까


물 고인 웅덩이 앞에서

작은 보폭을 어림하며 조바심하는데, 간당간당

젖어 있는 내 생각의 징검돌을 밟고 물낯을 쓸며

소금쟁이 하나가 물 위를 걷는다

스케이트 날처럼 잽싸게 제 몸을 밀어 올리는

저 투명한 지느러미의 힘


물을 건넌다는 것은

나를 비워내는 일이어서

내 안에 메인 온갖 짐들을 내려놓아야 하는 일인데

바짝 엎드려 물 위를 배밀이 하는

가랑잎 배처럼, 가볍게

제 몸의 푸른 혈기를 다 버려야 하는 일인데


내가 길을 망설이는 동안

가던 길을 멈추고 참선하듯

아득한 깊이를 집중하던 소금쟁이가 불현듯

내 안에 든 무거운 바윗돌을 들어 찬찬히

허공에 부려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