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너갈까, 돌아서 갈까,
이쯤에서 나는 왜 깊어지는 걸까
물 고인 웅덩이 앞에서
작은 보폭을 어림하며 조바심하는데, 간당간당
젖어 있는 내 생각의 징검돌을 밟고 물낯을 쓸며
소금쟁이 하나가 물 위를 걷는다
스케이트 날처럼 잽싸게 제 몸을 밀어 올리는
저 투명한 지느러미의 힘
물을 건넌다는 것은
나를 비워내는 일이어서
내 안에 메인 온갖 짐들을 내려놓아야 하는 일인데
바짝 엎드려 물 위를 배밀이 하는
가랑잎 배처럼, 가볍게
제 몸의 푸른 혈기를 다 버려야 하는 일인데
내가 길을 망설이는 동안
가던 길을 멈추고 참선하듯
아득한 깊이를 집중하던 소금쟁이가 불현듯
내 안에 든 무거운 바윗돌을 들어 찬찬히
허공에 부려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