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한발 늦게 깨닫는 일은
버리는 것이 곧 얻는 것임을 아는 것
세상에서 곧은 길 하나 얻는다는 것이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
그제도록 나는 내 길을 잃고
생의 갓길을 헤메었다네
물소리, 바람소리, 사나운 짐승들의
거친 숨소리를 들으며
한 치 앞도 어림할 수 없는 어둠의 숲에서
앞 못 보는 소경이 되어 향방 없이 떠돌았으니
길 위에서 길을 잃고
나아갈 수도 돌아갈 수도 없는 벼랑 끝에 서면
애면글면 태화된 마음의 더듬이가
몸보다 먼저 길을 낸다네
그때마다 불쑥불쑥 나타나는 수많은
갈림길들, 어디로 가야 하나
내 몸 안에 근심된 세상의 길들이
그토록 많았다는 것을
길 잃은 후에야 이내 알았으니,
많이 가졌다는 것도 결핍이라는 것을
다 버린 후에야 비로소 깨달았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