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밥

길 위에서의 단상

by 니체


늘 한발 늦게 깨닫는 일은

버리는 것이 곧 얻는 것임을 아는 것

세상에서 곧은 길 하나 얻는다는 것이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

그제도록 나는 내 길을 잃고

생의 갓길을 헤메었다네

물소리, 바람소리, 사나운 짐승들의

거친 숨소리를 들으며

한 치 앞도 어림할 수 없는 어둠의 숲에서

앞 못 보는 소경이 되어 향방 없이 떠돌았으니

길 위에서 길을 잃고

나아갈 수도 돌아갈 수도 없는 벼랑 끝에 서면

애면글면 태화된 마음의 더듬이가

몸보다 먼저 길을 낸다네

그때마다 불쑥불쑥 나타나는 수많은

갈림길들, 어디로 가야 하나


내 몸 안에 근심된 세상의 길들이

그토록 많았다는 것을

길 잃은 후에야 이내 알았으니,

많이 가졌다는 것도 결핍이라는 것을

다 버린 후에야 비로소 깨달았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