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을 먹은 당신이 있다

보름밤

by 니체

조릿대가 야광귀를 홀리는 밤이다 사분사분 바람도깨비가 산두밭 붉은 여뀌바늘을 헤아리는 이슥한 밤이다 정월 대보름 휘영청 달이 뜨면 뒷산 무덤 문이 열리고 술마루에 올라 단술로 분탕질을 한 몽달귀들이 산골물에 분한 몸을 씻고 내려와서는 비늘잎같이 보송한 처녀애들을 보쌈해 첫날밤을 든다는 슴슴한 전설이 있어, 내 누이 무섬 타는 두 눈은 우묵배미 쥐불 놓은 자리 부럼을 깨는 달밤이 적지아니 길어서 어린 누이의 초경처럼 붉은 꼭두잠 속에 숨어 순한 내 누이를 훔치려는 도적 떼들과 밤새 씨름을 한 나는 그러, 다 닳은 호미날처럼 미욱한 꿈을 꾸고 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