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릿대가 야광귀를 홀리는 밤이다 사분사분 바람도깨비가 산두밭 붉은 여뀌바늘을 헤아리는 이슥한 밤이다 정월 대보름 휘영청 달이 뜨면 뒷산 무덤 문이 열리고 술마루에 올라 단술로 분탕질을 한 몽달귀들이 산골물에 분한 몸을 씻고 내려와서는 비늘잎같이 보송한 처녀애들을 보쌈해 첫날밤을 든다는 슴슴한 전설이 있어, 내 누이 무섬 타는 두 눈은 우묵배미 쥐불 놓은 자리 부럼을 깨는 달밤이 적지아니 길어서 어린 누이의 초경처럼 붉은 꼭두잠 속에 숨어 순한 내 누이를 훔치려는 도적 떼들과 밤새 씨름을 한 나는 그러, 다 닳은 호미날처럼 미욱한 꿈을 꾸고 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