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 표류기

클라이밍

by 니체

클라이밍


깎아지른 수직 절벽을 맨손으로 기어오르는 사내
삶을 모험이라 했다

모험이 삶에 이르기까지 생은 아뜩하기만 한데
허공에 발을 딛고 얼마나 나부껴야
그곳에 다다를 수 있을까 진저리를 치며
우레와 같은 속울음을 참아내며
고도의 암벽에 붙어 오금을 저는,
생의 정수리에 옹이가 박힐 때까지
마른 흙 가슴을 움켜쥐고 파란으로 잎을 키운
저 소나무의 신화

바닥 없이 견고한 고요의 시간

우리가 죽음을 두렵다 하는 것은
가까이 가 닿지 않는
삶의 벼랑이 가파르기 때문이리라
생을 흔들어 죽음에 단련된 망자에게
그러면, 엄정한 삶의 높이는
얼마나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