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밥

탁류

by 니체

탁류


난세에는 떠도는 것이 상책이다*
말뚝을 뽑고 고삐를 풀고 색을 지우니 가볍다
투명한 몸
자유롭게 유영하는 물고기처럼 비를 머금은 먹구름도 막다른 길에서는 이내 지느러미를 버리고 제 흔적을 지우더군

그런데도 저것 봐, 흙먼지를 뒤집어쓴 마른 풀잎들 봐, 비를 숨긴 천둥소리에 귀를 씻고 뾰쪽뾰쪽한 눈을 뜨며 다시 일어나고 있어

탁류 속에서 협곡을 향해 뛰어오르는 물고기 떼의 저 처절한 몸부림. 그러나

가까이 가지마라
뭍이다

*황동규의 '여행의 유혹'에서 첫구절 인용함

ㅡ무서운 밥
<2019. 문학의 전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