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을 먹은 당신이 있다

침묵의 말

by 니체

침묵의 말


아이야, 첫걸음을 떼는 너에게 조용히 무릎을 세우는 법을 가르쳤듯이, 이제 막 징검돌같이 짧은 홀소리로 뒤뚱,뒤뚱. 문턱을 넘으려는 너의 꼬막손 안에 달달한 말꾸리를 쥐어주고 싶은데, 건너야 할 말의 깊고 넓은 물고랑이 세상에는 너무나 많구나 고비사막 깔깔한 모래바람의 표정이거나 아니면 남쪽 청보리밭 너른 가슴에 물파랑 치는 푸른 바람날개의 언어를 배워 재잘거리며 어른이 되어갈 너의 순한 눈을 들여다보면서 나는 내가 지금껏 넘어왔던 숱한 말의 고비마다 짤막, 짤막, 한 쉼표 하나 깔아주지 못해 관절을 앓고 절룩이며 더러는 넘어졌을, 조급한 내 말의 성깔머리를 뉘우쳐 반성하는 오늘에서야 벙어리 냉가슴 앓듯 아직 한 번도 내가 세우지 못한 불세출의 단단한 침묵을 말보다 먼저 네게 가르쳐주고 싶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