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 표류기
바위
by
니체
Oct 15.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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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 이철수
참 오래 기다렸다
열리지 않는 문 밖에서 벌 서듯
빈손으로 돌아오는 날에는
꽉 찬 산달만큼 내 몸이 먼저 무거웠다
정수리에서 발끝까지 천근 무게의 침묵으로
귀와 입을 닫아버린 한낮의 암자에서
가부좌를 틀고 묵언수행하는 노승의
무거운 성정의 붓촉 같은 혀를
내가 엿본 것도 같은데, 심중의 말을
설핏 들은 것도 같은데
ㅡ반달 표류기
<2023 현대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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