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 44일차(2026.01.13.화요일)

백수로서 나의 사랑을 지키는 그 시작점은

by Preni

퇴근한 신랑이랑 저녁을 함께 먹고 누워있던 어느 저녁이었다


“이번에 건강보험료 나왔길래 내가 내었어,

혹시 국민연금은 어떻게 낸거야?”

실직한 와이프의 건강보험료를 몰래 내어주면서

국민연금은 어떻게 했을까 걱정이 되어 , 조심스레 물어보는 내 사랑.


생각해보니 12월 퇴사 이후 정말 어떤 걱정도 없이 쉬었구나,

매달 청구되는 국민의 의무인데, 그걸 간과했어


사실은 알고 있었다,

우리 신랑이 몰래 해주고 있었다는 것을,

모른척 했을 뿐


예전에도

우리 남편이 나 몰래 건보료를 다 내주고 있었더라구

애초 납부내역서라는 건 발행되지 않았던 것처럼_


그런 고마운 남편인데도

내가 너무 안이하게 생각했었네


그 날 밤 자려고 누웠는데

지금 이 순간에도 본인의 직업으로 성장하는 많은 사람들 모습 뒤로

회복이라는 명분으로

집에서 그저 누워 지내는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가슴이 쿵쾅했다, 뜨끔거리고


회복하는 것도 좋지만

적어도 나에게 청구될 것이라 생각한 것들은

준비하고 있었어야 했는데 ..


적어도 알겠다, 이건 아니라는 것을.


나는 , 내 귀여운 신랑을 내 존재로서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

오히려 나는 내 존재로서 내 귀여운 사랑을 지켜주고 싶단 말이다


무소득자이자 백수인 내가 지금 당장 우리 신랑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당연히 매달 부여되는 국민의 의무에 대한 해결이지 .


날이 밝자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지사에 연락했다.

다행히 국민연금은 자동 납부유예로 등록되었고 (무소득 확인)

건강보험료는 이미 소득없음이 확인되어 최저율로 적용되어 있으니

더이상 경감은 어렵다는 답을 받았다,

그래도 최저 보험료이기 때문에 수중에 내 돈으로 몇 달은 납부 가능하다.

그리고 종이고지서에서 전자고지서로 변경했다,

종이고지서를 보면 내 신랑은 또 말없이 내 건보료를 내어줄테니까.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립은,

본인에 청구된 금액은 스스로 납부, 지불할 수 있는 자라고 생각한다.

나는 내 소중한 사랑과 자립하는 존재로서 지켜주고, 함꼐하고 싶다


백수로서 내가 나의 사랑을 지키는 일은,

내게 청구된 고지서를 스스로 납부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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