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에게 필요한 몇 가지 정리.
오늘로 백수 3일차다.
오늘도 8시에 눈을 뜨고, 시원한 찬물로 세수한 뒤 깔끔한 외출복을 입는다.
아침에는 우리 신랑과 곰탕 한 그릇을 나누어 먹었다.
귀여운 내 신랑, 빨리 돈 벌어서 예쁜 니트 하나 선물해줘야지.
백수가 되면 여러 정리가 필요하다.
나에게는 휴대폰 요금제, 국민연금 납부유예 신청, 보험금 납입금 확인,
그리고 구직활동이 필요하겠다.
먼저 휴대폰 요금제.
무제한 데이터에서 가장 기본 요금제로 내렸다.
이동하면서 즐기던 노래들이 이제는 사치처럼 느껴졌다.
대신 내 귀를 열어 세상과 더 잘 어울릴 수 있는 기회라고 받아들이자.
두 번째는 보험금 납입금 확인.
몇 년 전 설계사 권유로 서명했던 그 보험은 ‘전환’이었다.
그들이 입 마르게 칭찬했던 전환 후 혜택들은 희미한데,
액수만큼은 유독 선명했다.
실비보험의 단독 전환으로 돈이 두 번 나가고 있었다.
우리 엄마가 내주고 있었다, 그것도 나도 모르게.
곧바로 내 계좌로 자동이체를 변경했다.
백수라도 양심은 있다.
세 번째는 국민연금 납부유예 신청.
이건 하루만 더 고민해보겠다.
오늘 나는 맥도날드에 지원서를 넣었으니까.
그리고 자연스레 네 번째, 구직활동.
‘맥도날드, 지원할 거냐 말 거냐.’
내가 잠시 망설였던 이유는
‘내가 정확히 무엇을 모르는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명확한 정리가 필요했다.
내가 가질 ‘업’에 대한 기준.
— 규칙적인 업무 시간
— 몸을 움직이는 활동성
— 사람을 대하는 서비스업
그리고, 내일 아침 8시 반.
면접 연락을 받았다.
좋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