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 67일차 : 번외 - 청소는 나의 힘(6)

존재로서 문화가 되다, 아내의 존재란

by Preni

아침에 눈을 뜨니 우리 신랑은 이미 출근했고

가지런히 펼쳐져 있는 우리 신랑의 잠옷이 눈에 들어온다,


피식

웃음이 새어나온다

귀여워 ㅋㅋ


청소할 때 나는 우리 신랑 잠옷은 개어두지 않고

이불 위에 펼쳐두는 편이다, 최대한 창가 옆에

자는 동안 흘린 땀이 오전 동안 식혀지도록 _

매일 빨자니 옷에 남을 잔류세제가 걱정되거든

햇볕에 말려진 잠옷 위로 피톤치드 챱챱 - 뿌리면 상쾌하니까


그걸 눈여겨본 모양이야, 우리 신랑이

오늘은 내가 하기 전에 먼저 펼쳐놓은 것을 보니


기분이 좋다

내가 무언가를 해놓으면

어느새 우리 신랑도 그를 따라하고 있다


가령

물 한 컵을 가져다줄 때에도

작은 쟁반에 담아주었더니

어느 순간부터 작은 것 하나라도 항상 쟁반에 담아온다


키득

귀엽다


‘문화’

이런 게 문화가 아닐까

누군가에게 공감하고 동의한 다른 이가

그와 닮은 행동과 말을 하는 것

그래서 우리의 행동양상이 닮아가는 것


그 모습이 귀여워서 잔소리도 안 하게 된다

뭐라고 하려 해도,

내가 곧 우리의 문화라는 생각이 먼저 들거든

내가 먼저 행동하다 보면

어느새 우리 신랑도 따라해 줄 테니

자연히 나의 모습에 더 집중하게 되더라구


결혼하면서 많은 긍정적 변화들이 생겼는데

그 중의 하나가 이거다

내가 우리 집의 ‘문화’가 되어 있는 거_

나는 우리 신랑의 아내이자

우리는 부부이며

우리는 가족이니까


작가의 이전글백수 65일차:번외 - 청소는 나의 힘(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