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로서 문화가 되다, 아내의 존재란
아침에 눈을 뜨니 우리 신랑은 이미 출근했고
가지런히 펼쳐져 있는 우리 신랑의 잠옷이 눈에 들어온다,
피식
웃음이 새어나온다
귀여워 ㅋㅋ
청소할 때 나는 우리 신랑 잠옷은 개어두지 않고
이불 위에 펼쳐두는 편이다, 최대한 창가 옆에
자는 동안 흘린 땀이 오전 동안 식혀지도록 _
매일 빨자니 옷에 남을 잔류세제가 걱정되거든
햇볕에 말려진 잠옷 위로 피톤치드 챱챱 - 뿌리면 상쾌하니까
그걸 눈여겨본 모양이야, 우리 신랑이
오늘은 내가 하기 전에 먼저 펼쳐놓은 것을 보니
기분이 좋다
내가 무언가를 해놓으면
어느새 우리 신랑도 그를 따라하고 있다
가령
물 한 컵을 가져다줄 때에도
작은 쟁반에 담아주었더니
어느 순간부터 작은 것 하나라도 항상 쟁반에 담아온다
키득
귀엽다
‘문화’
이런 게 문화가 아닐까
누군가에게 공감하고 동의한 다른 이가
그와 닮은 행동과 말을 하는 것
그래서 우리의 행동양상이 닮아가는 것
그 모습이 귀여워서 잔소리도 안 하게 된다
뭐라고 하려 해도,
내가 곧 우리의 문화라는 생각이 먼저 들거든
내가 먼저 행동하다 보면
어느새 우리 신랑도 따라해 줄 테니
자연히 나의 모습에 더 집중하게 되더라구
결혼하면서 많은 긍정적 변화들이 생겼는데
그 중의 하나가 이거다
내가 우리 집의 ‘문화’가 되어 있는 거_
나는 우리 신랑의 아내이자
우리는 부부이며
우리는 가족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