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워야 채울 수 있고, 채우면 비울 수 있다. (26.02.09.월요일)
상쾌한 월요일 아침
바람은 아직 차가우나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청소기를 돌리다보니
내 기분도 덩달아 따뜻해진다
히히
기분이 좋아서 그런가
오늘따라 더 깊숙하게 청소기를 돌리다보니
우리 집을 채 한 바퀴 다 돌기도 전에
충전된 청소기 전원을 다 써버렸다
그럴 줄 알고 , 이미 미니청소기를 준비해놨지
청소기가 작으니 더 먼지들을 잘 찾아내고, 잘 치워버린다
오히려 좋구먼
청소를 끝내고 자리에 앉아
청소기의 먼지 필터 부분을 부분 분해해본다
오늘은 씻어야 할 게 2배구먼
우리집 다라이에 비누를 넣고
따신 물을 한껏 받아놓고
청소기의 먼지 필터부분과 다른 부품들을 넣어본다
새하얀 거품들 그 사이
두둥실~ 두둥실~
깨끗한 물로 헹궈낸 후 마르도록 널어둔다
기분이 묘하다
별 것 아닌데 , 상쾌해진다
이쑤시개와 내 손톱으로도 꺼내지지 않더 필터의 먼지들이
물에 말끔하게 씻겨 내려간다, 모두
손으로 문질러 봐도 그대로이던 작은 먼지들도
물에 말끔하게 닦여진다, 모두
잔여 먼지, 그 무게가 얼마나 된다고
씻기 전과 씻은 후의 먼지필터와 부품들의 무게 차이가 분명하다
사실 씻겨지는 필터들을 보며 생각했다
‘끼여있는 오래된 슬픈 기억들도 씻겨졌으면 좋겠다’
그래서 , 씻겨진 먼지필터에 나도 상쾌함을 느꼈던 걸까
매일 아침 청소기 먼지필터 속 먼지들을
털어내고
씻어내며
생각하고 , 다짐한다
비워졌으니 채울 수 있지만
채워졌다면 다시 비울 수도 있겠다
아니,
비워야 하는 용기를 가져야겠다
우리는 언제나 흘러가는 존재잖아
머무르는 존재보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