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일기:번외-관계를이해하는법,운전연습(4)

적절한 거리, 너와, 나와의 (26.02.09.월요일)

by Preni


주차정산을 위해 우회전 하던 차에


그 순간 떠오른 우리 신랑의 목소리

“여기에서는 크게 돌아야해,

그래야 내 차가 긁히지 않아”


여기 뿐 아니라

곡선을 따라 도는 길에서는 언제든

“크게 돌아야 해”

라고 조언해주었다


‘충분히 크게 돌고 있는데 ,

왜 자꾸 더 크게 돌라는거지?‘

처음엔 이해가 어려웠다

’여기서 더 크게 돌면 더 긁힐 것 같은데???’


그렇게 수십번의 곡선도로를 돌고

돌고

돌고

돌아


곡선 연습이 조금은 지겨워질 때에

어느 순간 용기가 났다

‘이제는 , 들은대로 진짜 크게 돌아볼까?’


오우 웬걸

큰 맘 먹고 크게 돌아본 내 마음이 무색하게

이제까지 돌았던 나의 각도가

얼마나 작았는가를

직감적으로 깨닫게 되었달까…??


그 후부터는

과감하게

크게 돌고 있지 ,

절대 과감한 게 아님을

이것이 진짜 적정 거리였음을

경험으로 깨달았으니



이게 꼭 내 마음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타깝지만

나는 아직도 사람들이 어렵다

사람과의 관계가 어렵다

물론 누구나 어렵다,는 건 잘 알고 있지만

나는 일상적인 대화조차 어렵다


왜 그럴까?

다른 사람들은 잘만 나누는

그 마음없는, 영혼없는 일상적인 대화가

나는 왜 어려울까


곡선도로를 돌아보니 알겠다

나는 이제껏 너무 ’작게 돌았던‘거야

상대에게 해가 될까 지레 겁을 먹고

작게 돌다보니

내 차에는 자꾸만 상처가 나게 되고

곡선을 돌 때 마다 아프니까

점점 무서워지는 거지


나는 항상 궁금했다

지금 내가, 당신과 ‘우리’가 되어 잘 지내고 있는가를 .

왜냐면

나는 늘 아프고 따가웠거든

상대는 ‘우리‘가 좋은 관계라고 하는데

도무지 그 말이 이해도 , 공감도 안 되는 거지


조금 더 크게 돌아도

전혀 반대편 도로에 닿지 않을만큼의

안전한 거리였는데

지레 겁먹고 너무 작게 돌았어


쉽지 않다,

나와의 거리도, 너와의 거리도

적정한 거리를 조절하는 것이


그래도

이제부터는

너무 작게 돌지 말아야 한다는 건 알겠다

상대는 물론

나도 같이 아프지 않아야

그게 정상적인 거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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