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한 거리, 너와, 나와의 (26.02.09.월요일)
주차정산을 위해 우회전 하던 차에
그 순간 떠오른 우리 신랑의 목소리
“여기에서는 크게 돌아야해,
그래야 내 차가 긁히지 않아”
여기 뿐 아니라
곡선을 따라 도는 길에서는 언제든
“크게 돌아야 해”
라고 조언해주었다
‘충분히 크게 돌고 있는데 ,
왜 자꾸 더 크게 돌라는거지?‘
처음엔 이해가 어려웠다
’여기서 더 크게 돌면 더 긁힐 것 같은데???’
그렇게 수십번의 곡선도로를 돌고
돌고
돌고
돌아
곡선 연습이 조금은 지겨워질 때에
어느 순간 용기가 났다
‘이제는 , 들은대로 진짜 크게 돌아볼까?’
오우 웬걸
큰 맘 먹고 크게 돌아본 내 마음이 무색하게
이제까지 돌았던 나의 각도가
얼마나 작았는가를
직감적으로 깨닫게 되었달까…??
그 후부터는
과감하게
크게 돌고 있지 ,
절대 과감한 게 아님을
이것이 진짜 적정 거리였음을
경험으로 깨달았으니
…
이게 꼭 내 마음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타깝지만
나는 아직도 사람들이 어렵다
사람과의 관계가 어렵다
물론 누구나 어렵다,는 건 잘 알고 있지만
나는 일상적인 대화조차 어렵다
왜 그럴까?
다른 사람들은 잘만 나누는
그 마음없는, 영혼없는 일상적인 대화가
나는 왜 어려울까
곡선도로를 돌아보니 알겠다
나는 이제껏 너무 ’작게 돌았던‘거야
상대에게 해가 될까 지레 겁을 먹고
작게 돌다보니
내 차에는 자꾸만 상처가 나게 되고
곡선을 돌 때 마다 아프니까
점점 무서워지는 거지
나는 항상 궁금했다
지금 내가, 당신과 ‘우리’가 되어 잘 지내고 있는가를 .
왜냐면
나는 늘 아프고 따가웠거든
상대는 ‘우리‘가 좋은 관계라고 하는데
도무지 그 말이 이해도 , 공감도 안 되는 거지
조금 더 크게 돌아도
전혀 반대편 도로에 닿지 않을만큼의
안전한 거리였는데
지레 겁먹고 너무 작게 돌았어
쉽지 않다,
나와의 거리도, 너와의 거리도
적정한 거리를 조절하는 것이
그래도
이제부터는
너무 작게 돌지 말아야 한다는 건 알겠다
상대는 물론
나도 같이 아프지 않아야
그게 정상적인 거리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