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 4일차 (25.12.04.목요일)

맥도날드 면접을 보고왔다.

by Preni

아침 8시 반

엠사 프렌차이즈 매장에서 면접을 보고 왔다.



허탈하다.


1. 상식을 가장한 ‘효율성’ 중심의 채용


면접관은 말했다.

“한 번에 여러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먼저 쓰는 게 당연하잖아요.”


여러 일을 잘 해내는 것이 능력이라는 점은 이해한다.

그리고 그게 효율적이라는 것도 알겠다.


하지만 사람이 하는 일에서 **‘효율성만’**을 기준으로 삼기 시작하면

결국 일할 수 있는 사람은 극도로 좁아질 수밖에 없다.


기업의 논리를 이해 못 하는 게 아니다.

다만, 효율성 하나로 모든 것을 정당화하려는 태도 속에서

나는 이상한 괴리를 느꼈다.

‘그럼 효율성이 낮은 사람은 어떻게 되는 걸까?’

그 질문이 계속 맴돌았다.


이제 인공지능과의 공생을 준비하는 단계..

더 빠른 속도와 더 많은 진행을 원하는 상황에서

효율성이 제 일의 기준이 된다면

과연 우리 사람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거창하지만,

이런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는 시대라 생각한다.



2. 유연성을 가장한 ‘불확실성’


면접관은 유연성을 강조했다.

시간대를 옮긴 대학생 이야기,

점심시간에 잠깐 일하는 학생 이야기…

그리고 매주 원하는 시간대를 신청할 수 있다며

그걸 장점처럼 말했다.


하지만 우리는 그 회사만을 위해 존재하는 사람이 아니다.


유연성이라는 이름으로

‘불확실함을 견뎌달라’는 요구가 분명히 읽혔다.

결국 그 유연성으로 이익을 얻는 쪽은 기업이고,

그 불안정함을 감당해야 하는 쪽은 직원이다.


이걸 ‘선택권’으로 포장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가?


3. ‘바쁘니까’로 모든 게 합리화되는가


“바쁘다 보면 제대로 가르쳐줄 수 없을 수도 있어요.

바쁘니까요. 그러니 너무 상처 받지 마세요.”


이 말도 오래 남았다.


바쁘면 친절할 수 없다는 점은 이해한다.

하지만 교육조차 어려울 만큼 바쁘다면

그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다.


시스템의 허점을 개인이 감당해야 한다는 말처럼 허탈한 건 없다.


이 3가지의 이유만으로도 허탈하나

사실 더 크게 실망한 점은,

아침근무조 채용을 공고했으면서

아침근무조를 보장할 수 없다며 면접을 시작한 면접관의 태도가 괘씸했다


애초에 공고의 내용을 제대로 냈으면

내가 굳이 그 먼 동네까지 가서

이렇게 실망할 필요는 없을텐데



그렇게 집으로 돌아왔다.

그저 따뜻한 우리집.

밥을 차려먹고

커피를 마시고

다시 구직사이트를 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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