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17일차 (25.12.17.수요일)

백수에게 가장 걱정되는 시간대

by Preni

오늘로 백수 17일차다.


오전 6시면 번쩍 뜨이던 나의 생체 시계가, 불과 백수 3주차에 벌써 느려진다.

오전 9시에도 눈 뜨기가 어려워진다.


“일어나면, 요거 냉장고에 정리해줘~”

귀여운 내 신랑의 출근하는 총총거림에 눈을 살포시 떠본다.


오늘은 마침 기다리던 우리의 보약도 오전 9시에 도착한다.


장봐온 신선식품들과 우리의 약을 냉장보관하다 보니 벌써 오전 10시다.

누워서 음양탕 한 잔과 최근 읽던 책을 마저 읽는다 .


다 마시고, 다 읽으니 오전 10시 40분.


배가 고픈데,

밥을 먹으려면 가벼운 이야기들이 오가는 예능 프로그램이나 짤들이 필요한데,

이런 영상들은 오후 12시 이후부터 보기로 나 자신과 약속한 터라

망설여진다.


영상에 집중력이 흐트려지는 것 보단 차라리 자는 게 낫지 않을까.


일어나니 12시 .


따뜻한 요에 더 눕다보니

오후 2시다.

으아..


백수가 된 후 오전 10시에서 오후 4시 사이가 가장 걱정된다.

최근 넣었던 지원서류들의 줄줄이 광탈됨에 따라

내가 하는 것들이 다 의미없어보인다,

지금은 의미없어 보이는 지원서류 작성이 모두 오전 10시에서 오후 4시사이에 일어났다.


그게 아니라도,

남들은 일하는 오전 10시에서 오후 4시 사이에

백수로서 쉬는 것이 불편하다.


그냥 그렇다는 거다.


백수가 된 후로

오전 10시에서 오후 4시까지가 가장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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