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색은 파란색이다
오늘의 나를 물들인 파란색
일본의 나가노현 위치한 지노시민관. 이 시민회관은 저층건물임에도 불구하고 커튼월 공법으로 지어졌으며 완공 후 그 모습이 매우 아름다워 여러 건축 관련 상을 받았다.
그런데 이 멋진 시민회관에도 문제가 하나 있었다. 도서실 양쪽 벽면이 통유리로 되어있던 것이다. 때문에 도서실 내에 꽂힌 책들은 그대로 자외선에 노출되어 파란색으로 변색이 되었다고 한다.
나는 이 모습을 보고 문득 빛은 파란색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하였다.
화창한 여름날 하늘을 올려다보면 보이는 쨍한 채도의 파란색. 하늘의 파란색은 날이 밝으면 밝을수록, 빛이 세면 셀수록 강해진다. 그렇게 강해진 빛의 색은 천천히 책을 물들인다. 사람을 물들인다. 마음을 물들인다. 점점 더 파랗게 말이다.
그 파란색은 누군가에겐 청량함이고 누군가에겐 평화이며 누군가에겐 공허함일 것이다.
강한 빛으로 파랗게 물든 우리는 빛으로부터 부여받은 저마다의 의미로 하루를 살아간다.
해가 지고 하늘의 푸른빛이 희미해질 때까지 말이다. 그렇게 서서히 희미해지다 희미해지다 결국 밤이 되면 오늘의 파란색을 잊고는 잠이 든다.
이것이 책과 사람의 차이점이 아닐까 싶다. 책은 빛에 물들어 끝끝내 파란색만을 갖게 되지만 사람은 하루가 지나갈수록 마음의 파란색을 서서히 뱉어낸다. 그것이 평화였든 공허였든지 간에 뱉어내는 것이다. 그렇기에 사람은 내일 나를 물들일 파란색이 무엇인지 기대할 수 있다.
오늘 나를 물들인 파란빛이 거의 다 사라진 늦은 밤. 그 파란색이 오늘의 나에겐 어떤 의미였는지 되돌아보며 짧은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