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6km를 뛰고 알게 된 것들

속도를 내는 것보다 속도를 아는 것이 먼저였다

by 실재


이틀 동안 온몸의 근육통이 심해 두통까지 이어졌다. 하루에 타이레놀을 두 알씩 먹으며 겨우 견뎠다. 3일째가 되어서야 고통이 조금 사그라들었다. 원인은 무리한 러닝이었다.


며칠 전, 러닝크루에 참가해 워밍업 포함 약 6km를 달렸다. 처음 보는 얼굴들이었지만 그들에게서 전문가의 포스가 느껴졌다. 초보자는 없는 것 같았다. 어색하면서도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오늘날벌레가 많으니 조심하라”는 안내가 전해졌고, 조금 소란해진 분위기가 안정감을 줬다.

평소에는 달리기를 전혀 하지 않았다. 기록 측정 앱을 보니 마지막 러닝은 3년 전이었다. 그마저도 걷는 수준의 속도였다. 그래서 갑자기 1km당 6분 30초 이상의 페이스로 5~6km를 달려야 한다는 사실이 걱정되고 막막했다.


하지만 최근까지 웨이트 위주로 운동을 해왔고, 예전에도 단체 러닝 경험이 있어 ‘할 수 있겠지, 몸이 기억하겠지’라는 마음으로 참가했다.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긴장됐다.


달리기 전, 스트레칭을 열심히 따라 한 뒤 달리기를 시작했다. 처음엔 선두에서 달렸다. 페이스를 유지하려 힘껏 발을 내디뎠다. 조금 힘들긴 했지만 숨을 깊게 뱉으며 기존 러너들과 보조를 맞췄다.


스마트워치로 기록을 확인하며 달렸는데, 2km를 넘기자 갑자기 모든 힘이 빠져나갔다. 몸이 더는 버틸 수 없었다. 결국 멈춰 섰다. 그만두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나중에 보니 심박수가 193까지 올라가 있었다.


그때 맨 뒤에서 천천히 오는 사람들을 만났다. “천천히 뛰어보세요” 하고 격려해 주셔서 억지로라도 다시 뛰어야만 했다. 그런데 속도가 느리다는 게 어딘가 자존심이 상해 다시 처음처럼 속도를 높였다. 그러나 곧 지쳐 자꾸 멈추기를 반복했다. 나중에는 아예 뛰지 않고 걸었다. 처음에 격려해 주셨던 분도 “경보로 걸어보세요”라고 조언해 주셨다. 당시 내 상태에는 걷는 게 훨씬 나았다.


어느 정도 진정된 뒤 다시 천천히 달려보았지만, 한 번 바닥난 체력은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남은 거리는 그냥 편하게 뛰다 걷다를 반복했다. 그게 그날 내 최선이었다. 천천히 뛰어보라는 조언도 내게는 어려웠다.


결국, 먼저 간 사람들이 기다리는 지점에 겨우 도착했다. 마치 마라톤 완주라도 한 듯 박수를 받았다. 민망했다. 돌아가는 길, 뒤에서 서포트해 주셨던 분의 조언이 계속 머릿속에 남았다.


“거리를 줄이고, 속도를 낮춰서 쉬지 않고 뛰는 연습을 해보세요. “


알겠다고 대답하고 집에 가는 길 내내 그 말을 계속 곱씹었다. 그리고 그 말이 달리기에만 해당되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어떤 일이든, 자기 자신에게 맞는 속도로 꾸준히 해나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 조급함에 스스로를 몰아붙이다 멈춰버렸던 경험이 많은 나에게, 이 조언은 깊이 와닿았다.


5년 전, 달리기를 처음 시작했을 때가 떠올랐다. 그때는 ‘런데이’라는 앱을 사용해 혼자 조금씩 몸을 달리기에 적응시켰다. 그러다 어느 정도 익숙해졌을 즈음 러닝크루에 참여했었다. 그리고 그때는 지금보다 다섯 살 젊었다. 모든 면에서 더 건강하고 활기찼다. 그때의 노력은 까맣게 잊고, 그냥 ‘뛰면 되겠지 ‘라며 참가한 나는, 지금 생각해 보니 꽤 어리석었다.


그래도 이번 달리기를 하면서 발목, 종아리, 가슴 아래에 통증이 없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내 몸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숨이 차오르고 정말 더는 못 할 것 같았지만, 끝까지 해냈다.


다음엔 거리를 줄이고, 속도를 낮추고, 멈추지 않도록 달려볼 생각이다. 그리고 그건 러닝뿐 아니라, 지금 내 삶에도 꼭 필요한 방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조금 더 천천히, 대신 멈추지 않고.

그렇게 꾸준한 사람이 되고 싶다.

속도를 내기보다, 나만의 속도를 찾는 게 먼저라는 걸

이제야 알게 되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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