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resent Oct 19. 2021

나를 사랑하기 위한 세 번째 선택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기(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맨 발로 뒷 산에  오르는 시간 나와 오래 마주치곤 한다」


기분 좋게 감도는 찬 기운에 무엇을 하기에도 감동의 순간인 요즘 가끔 맨 발로 산에 오른다. 처음엔 신발을 벗기가 망설여졌지만 땅을 느끼는 순간 형언할 수 없는 자유로움과 기쁨이 있었다. 신발과 양말로 감싸이고 덧입혀졌던 무언가를 벗어버리니  마치 나를 에워싸고 있던 많은 것들이 떠나버리고 본래의 내 모습만 남는 느낌이랄까?


어쨌든 발의 감각을  예민하게 느끼게  되니 차곡차곡 발걸음을 옮기게 되고 자연스럽게 제대로 걷는 방법 중 하나인 삼 점 압을 느껴 볼 수도 있다. 생각보다 작고 하얀 발은 내가 내 신체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부위이기도 하다.

제일 사랑스러운 발이 그동안 얼마나 나를 많은 곳으로 데려다줬었는지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가장 밑에서 묵묵히 지탱해 주었었는지  기억을 더듬어 본다. 나도 모르게 감사의 말을 속삭여 본다.

"그동안 정말 고마웠어. 알아주지 못해서 미안해. 앞으로도 잘 부탁해!"


모악산 마고암 근처에 핀 보랏빛 꽃


나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있는 그대로 말없이 지켜보고 인정하는 것일까?

내가 가지고 싶은 껍데기를 , 그 흡족한  껍데기를 더 단히 하기 위해 이유도 모른 채 타인들과 달리던 그 대열에서 나와 잠시 멈추자 어느 책 제목처럼 보이는 것들이 있다.

 란 하늘, 색색의 꽃들, 어떤 악기 소리보다 마음을 평안하게 울리는 물소리,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지 않는 듯한 수많은 새들, 값없이 피부에 와닿는 비단보다 부드러운 바람결, 그리고  또 나를 제외한 내가 아닌 사람들!

그들이 모두 거기에 있었다.

다른 생명들이 거기에 있음을 안 순간 깨달아 버렸다.

내가 얼마나 그 모든 생명을 사랑하는지......

그리고 살아있는 그 모든 생명과 더불어 함께 하는 것이 결국 나를 사랑하는 길이라는 것을 말이다.

수련과 핑크뮬리


나는 오늘도 나를 사랑하기 위해서 내가 가 보지 않은 길을 걸어 보기로 선택한다.

진정으로 나를 사랑하는 순간 너를 사랑하게 되는 우주의 법칙에 따라 내가 값없이 받은 것을 나도 값없이 내어 주리라!

그러기 위해선 아마도 땅의 계산법이 아니라 하늘의 계산기를 돌리며 살아가야겠지^^


인생은 생각하는 갈대가 맞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를 사랑하기 위한 두 번째 선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